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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블로그]입랜스 급여화, 이젠 정부가 답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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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여화 과정 투명하게 공개하고 설명해야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암 선고에 울고, 약값에 충격 받고…. 유방암 환자는 두 번 웁니다."

"제 아내는 현재 입랜스 복용 3사이클 째 접어들었습니다. 각오는 하고 있었는데 비용이 만만치 않아요. 2개월 조금 지났는데 거의 2000만원이 들었어요. 최소 6개월을 사용해야 하고 몇 년을 더 사용해야 할지 몰라 막막합니다."
지난 1주일 동안 한국화이자의 호르몬 양성 유방암 치료제인 '입랜스(성분명 팔보시클립)'에 대한 논란을 여러 차례 보도했다. 지금까지 유방암 관련 환우단체로부터 받은 메일만 수백 통이 넘는다. 이들의 목소리는 한결같다. 한 알에 21만원 하는 '미친 약값'에 대한 울분이었다. 한 달 약값으로만 500만~550만원이 들어가는 상황이다. 이쯤 되면 돈이 없어 치료를 포기하거나 엄두도 못내는 이들이 많을 수밖에 없다.

입랜스는 전체 유방암의 약 70%를 차지하는 호르몬 양성 유방암에 효과가 입증됐다. 현재 서울대학교병원, 서울삼성병원, 아산병원을 포함한 주요 병원에서 폭넓게 처방되고 있다.

유방암 환우단체가 요구하는 것은 두 가지. 한국화이자가 입랜스 가격을 내리고 보험적용이 되도록 급여화를 빨리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현재 두 가지 모두 지지부진하다. 한국화이자의 한 관계자는 입랜스 가격인하에 대해 "아직 이렇다 저렇다 이야기할 사안이 아니다"고 발을 뺐다. 더 큰 문제는 급여 적정성 여부를 결정해야 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이다.
한국화이자는 지난해 9월 입랜스에 대해 '급여 결정' 신청을 심평원에 제출했다. 그런데 약 8개월이 지난 지금에도 심평원은 "급여 적정성 여부를 논의하고 있다"는 원론적 답변만 내놓고 있다. 특정 약제에 대해 급여 결정 신청이 접수되면 심평원은 '약제급여평가위원회(이하 약평위)'를 열어 급여 적정성 등을 따져 심의해야 한다. 약평위를 통과하면 건강보험공단과 가격 협상을 하고 복지부가 최종 승인하는 절차를 밟는다.

심평원은 8개월 동안 논의만 하는 비상식적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심평원과 제약사의 '밀월 관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까지 제기했다. 심평원이 직무유기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부의 역할은 분명하다. 어떤 사안에 대해 논란이 있고 문제가 있다면 이를 정당하고 구체적 절차를 거쳐 방향성을 결정해야 한다. 그럼에도 심평원은 뚜렷한 이유 없이 입랜스 급여 결정에 대해 '적정성을 논의하고 있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그러는 사이 입랜스의 '미친 약값' 때문에 고통 받는 이들은 늘어만 가고 있다. 한국화이자는 자본주의 논리만 댈 것이 아니라 입랜스 가격인하를 검토해야 한다. 심평원은 '논의만 하고 있다'는 직무유기성 발언은 그만두고 구체적으로 입랜스 급여 결정에 대해 어떤 과정에 있는지 설명해야 한다.

민심의 분노는 그 어느 것보다 무서운 힘을 지닌다. 성난 민심을 달래는 방법은 하나밖에 없다. 제대로, 똑바로 하면 된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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