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의 인터뷰는 의도와 달리 정말 실패한 것일까. 개인적인 견해로는 그 반대다. 인터뷰에 참여한 보수논객의 해석은 오히려 보수지지층의 결집효과를 더욱 촉발하는 역할을 했다고 보기 때문이다.
청와대나 보수지지층은 그러나 박 대통령의 발언과 다소 동떨어진 해석에도 "지나친 해석일 뿐"이라는 표현 외에 별다른 문제를 삼지 않고 있다. 오히려 일각에서는 "언론이 여론몰이를 하고 있지 않냐"며 이 보수논객의 발언을 두둔하는 모습도 나오고 있다.
바로 보수층의 불만을 겨냥했기 때문이다. 특검, 언론이 모두 달려들어 박 대통령과 청와대를 물고 뜯는 현상에 박 대통령 지지자들은 염증을 느끼는 상황이었다. 이 보수논객의 해석은 그 틈새를 파고든 것이다.
하지만 만에 하나 헌재가 탄핵을 기각한다고 예상할 때 과연 이 같은 전략이 가져다주는 효과는 무엇일까. 한 마디로 탄핵 기각 후 국가를 어떻게 이끌어갈 것인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대통령 권한을 되찾은 성과만 거둘 뿐, 보수와 진보의 분열, 탄핵 지지자들의 반발은 오히려 거셀 전망이다.
지난 인터뷰를 보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차라리 탄핵을 찬성하는 쪽과 맞장 토론을 하는 것은 어떨까. 수세에 몰린 여론을 되돌리기 위한 것이라면, 그리고 대통령이라면 그 정도 용기를 가져야 한다고 본다. 탄핵이 기각되는 것 보다 중요한 대통령의 책무는 국론분열을 막는 것이기 때문이다.
최일권 기자 ig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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