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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블로그]버블에도 버블이 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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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버블이라는 용어에도 거품이 낄 수 있을까. 최근 한 금융전문가의 트윗은 이런 의문을 시장에 남기고 있다.

그 주인공은 2008년 금융위기를 현장에서 목도한 로런스 맥도널드 컨버트본드닷컴 설립자다.
로런스는 전환사채의 가치를 파악해 인터넷에 공개하면서 명성을 얻은 인물이다. 이후 자신의 회사를 모건스탠리에 매각하고 꿈에 그리던 직장인 리먼브러더스에 입사, 채권 딜러로 일하며 2008년 금융위기 버블의 무서움을 똑똑히 목격한 이다. 그의 경험은 저서(상식의 실패)에서 고스란히 확인할 수 있다.

그런 그가 최근 트위터를 통해 올해 미 주요 신문사에서 '버블'이라는 단어를 사용한 보도가 4600건에 이른다고 밝혔다. 올해 버블이 포함된 기사가 7900건이나 될 것으로 예상도 내놓았다. 이는 지난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의 6850번이나 닷컴 버블 한 해 전인 1999년의 6800번보다도 많은 수준이다.

온라인 매체와 소셜미디어까지 포함하면 버블 단어의 사용 횟수는 더욱 높아진다. 실제로 최근 미국 증시는 버블에 대한 논란이 많다. 스탠터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의 주가수익배율(PER)은 18배에 달한다. 반면 최근 급등하긴 했지만 중국 증시의 PER는 10배 수준에 그친다. 나스닥 시장에 상장된 기술주들은 올해 들어 줄지어 거품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재닛 옐런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일부 소셜미디어와 바이오주에 거품이 껴 있다고 지목하기도 했다.
거품은 한 번 커지기 시작하면 쉽게 몸집을 불릴 수 있다. 지난해 전기차 업체 테슬라 등 일부 기술주들의 급등은 시장을 선도했고 기술주들은 줄줄이 몸값을 불렸다. 닷컴 버블 당시처럼 기술주가 상승할 것이라는 믿음이 경계를 압도했다.

하지만 변곡점이 형성된 다음의 버블은 어떻게 될까. 전문가들은 버블에 대한 논란이 불거지기 시작하면 버블이 터지는 속도가 빠르게 확산될 수 있다고 본다. 심리학을 공부한 컴패스글로벌마켓의 앤드류 수 최고경영자는 과열된 시장 환경에서는 '자기예언'의 영향이 크다고 주장한다. 그는 "버블이라는 용어가 주변에서 자주 들리기 시작하면 이는 행동에 영향을 미치게 되고 버블이 분명하다는 신호가 등장하면 걷잡을 수 없이 나비효과가 확산된다"고 강조한다. 버블에 대한 우려의 전염 속도가 크다는 뜻이다.

이처럼 버블에 대한 경고가 나오고 있지만 이를 받아들이는 이들의 입장은 그렇지 않아 보인다.

지난달 30일 소셜미디어 트위터의 주가가 20%나 수직 상승한 것이 그런 예다. 매출과 이용자가 증가했다는 소식은 버블 논란을 잠재우며 단숨에 트위터 주가를 끌어올렸다. 트위터의 PER는 약 200배나 된다. 역시 고평가 논란이 큰 페이스북의 39.5배와 비해도 지나치게 높은 수준이다. 외신들은 이번 실적을 통해 트위터의 버블 논란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고 지적할 정도다. 옐런 의장의 경고도 버블 속에 묻히는 형국인 셈이다. 이처럼 버블은 생명력이 질기다.

버블이 견조해 보여도 어느 임계점을 지나면 무너져 내리기 십상이다. 마침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미국과 유럽 증시가 일제히 급락했다. 악재가 겹치다 보니 투자자들의 내면에 감춰져 있던 버블에 대한 두려움이 마침내 드러난 것일까.





백종민 기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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