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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블로그] 친일 논란 '마이 웨이'와 '청연'의 공통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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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태상준 기자] 펄펄 뛰는 '흑룡' 2012년이 시작됐습니다. 모두가 들뜬 마음으로 한 해를 시작하지만, 한국 영화계는 어느 정도는 패닉 상태에 빠져 있습니다. 강제규 감독의 액션 블록버스터 '마이 웨이' 때문입니다.

'마이 웨이'는 일반의 예상과는 달리 초반 흥행에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의 집계에 따르면 '마이 웨이'는 개봉한 지난달 22일부터 4일까지 전국 183만 명의 관객을 모았습니다. 나쁘지 않은 흥행이지만, '마이 웨이'가 워낙 큰 영화라는 점이 문제입니다. 더 나쁜 것은 경쟁작들에 밀려 '마이 웨이'가 빠르게 그 힘을 잃어가고 있다는 것이죠. 한 주 먼저 개봉된 톰 크루즈 주연의 '미션 임파서블: 고스트 프로토콜'에 밀려 개봉 첫 주부터 박스오피스 2위로 흥행 레이스를 시작한 '마이 웨이'는 개봉 2주차에는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ㆍ주드 로 주연의 '셜록 홈즈: 그림자 게임'에도 뒤지며 3위로 내려왔습니다.
이유가 뭘까요? 순 제작비만 280억 원에 마케팅 비를 포함하면 300억 원을 훌쩍 넘긴 '마이 웨이'는 일찌감치 2011년 최고의 흥행 기대작으로 손꼽힌 영화인 것을요. 영화 관계자들은 '마이 웨이'가 최근 급변한 관객들의 트렌드를 읽는데 실패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젊은 관객들이 영화 선택에 있어 오락적인 요소를 첫손에 꼽는다면 '마이 웨이'는 과도하게 감동 코드만을 내세우고 있다는 것입니다. 공히 1000만 관객을 돌파한 '실미도'나 '태극기 휘날리며' '괴물'처럼 말입니다. 애써 세월의 변화를 외면했다는 것이지요.

하나 더 '마이 웨이'의 발목을 잡는 것이 있습니다. 개봉 전부터 주요 포털 사이트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마이 웨이'의 친일 논란입니다. 극 중 한국인 김준식과 일본인 하세가와 타츠오 사이에서 벌어지는 절절한 우정을 그리고 있다는 것이 한국인들의 깊은 마음 속에 깔린 반일 정서를 건드린 것 같습니다. 14일 '마이 웨이'가 개봉되는 일본에서도 흥행 전망은 어둡습니다. 가뜩이나 일본에서 주류로 올라선지 오래인 한류도 고깝지 않은 일본 극우파들이 '마이 웨이'의 보편적 휴머니즘이 마음에 들리 없습니다.

시계를 7년 전으로 돌려봅니다. '소름'의 윤종찬 감독이 고(故) 장진영을 주연으로 내세워 완성한 대작 '청연' 역시 '마이 웨이'와 비슷한 해프닝을 경험한 영화입니다. 한국 최초의 여자비행사인 박경원의 일대기를 그린 '청연'은 네티즌들 사이에서 '친일파 여자'의 삶을 미화한 '재수없는' 친일 영화라는 융단 폭격을 맞아야만 했습니다. 파장은 컸습니다. 개봉 일주일 만에 '청연'은 흥행을 마감했고 영화사는 도산했습니다. 박경원을 심신 양쪽으로 체화해낸 장진영의 명연기는 제대로 평가 받지 못하고 '청연'은 저주받은 걸작이 됐습니다. 이제 '마이 웨이'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태상준 기자 birdc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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