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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블로그]세무사법 개정안, 국회는 밥그릇 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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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규성 기자]산적해 있는 민생 법안과 예산안은 외면한 채 일부 국회의원들이 ‘제 밥그릇 챙기기’에 열을 올리고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지난 21일 ‘회계사들에게 세무사 자격을 자동으로 부여하는 것’을 폐지하는 내용의 세무사법 개정안이 국회 기획재정위 조세소위원회에서 기습적으로 통과되자 회계사 업계가 발끈하고 나선 것이다.
권오형 한국공인회계사회 회장은 “세무사 출신 국회의원 몇 명과 기획재정부 세제실이 세무사의 이익만 보장하기 위한 잘못된 법을 만들고 있다”며 격앙된 발언도 서슴지 않고 있다.

실제 이 개정안을 발의한 국회의원은 물론 조세 소위 소속 국회의원 2명이 모두 세무사 자격증을 가지고 있다.

법안 심의 순서가 163번임에도 불구하고 당일 오전 소위가 열리자마자 다른 법안은 남겨둔 채 세무사법 개정안만 일사천리로 심의를 끝낸 것도 의심의 여지를 남겨뒀다.
지난 2003년에는 변호사와 회계사에게 세무사 자격을 주는 것을 동시에 폐지하는 법안이 상정된 적이 있었으나 율사(律師) 출신 국회의원들의 반대에 가로막혀 실패한 바가 있다.

이번엔 변호사들은 빼고 회계사만으로 한 게 특징이다. 권 회장은 “변호사가 제외된 것이 의심스럽다”며 “변호사를 포함할 경우 법사위에서 통과가 되지 못할 것을 우려한 게 아닌가 묻고 싶다”고 말했다.

소위를 통과한 개정안은 이번 주 기재위 의결을 거쳐 법사위와 본회의까지 통과해야 시행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한국세무사회 측은 “변호사들은 세무사 자격증을 자동 취득하고도 세무 대리를 거의 하지 않기 때문에 먼저 회계사들의 자격증 자동 취득을 막으려고 하는 것”이라 반박했다.

회계사들이 헌법 소원 등 집단 반발 움직임까지 보이는 것은 수입의 30% 정도가 세무업무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회계법인 소속이 아닌 개인사업자 회계사 중에는 세무업무가 90% 정도를 차지하는 경우도 허다해 절대로 놓쳐서는 안 될 시장으로 여겨지고 있다.

세무사들 역시 급격히 늘어난 자격증 때문에 회계사들에게 릫일감릮을 빼앗기는 상황을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는 입장이다.

2000년 4769명이던 세무사 수는 2010년을 넘어서면서 9602명으로 급증했다. 세무사회 측은 “회계사들이 세무사 시험도 보지 않고 공짜로 자격증을 얻고 있다”고 비난한다.

이처럼 첨예한 이권이 달린 공인회계사와 세무사 간의 밥그릇 싸움에 일부 세무사 자격증을 보유한 국회의원이 세무사에게 유리한 법 개정에 나서면서 두 업계 간의 영역다툼이 다시 불붙기 시작한 것이다.



이규성 기자 bob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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