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할리우드 스타들이 한국에 오는 것이 아주 오래된 일은 아닙니다. 이들이 한국을 찾는 경우는 대개 그들의 신작 홍보를 위해서입니다. 엄청난 제작비가 투입되는 블록버스터의 프로모션을 위해 이들은 전 세계 주요 도시를 돌며 '얼굴 마담' 역할을 톡톡히 합니다. 비극은 한국 바로 옆에 한국보다 규모가 큰 일본 열도가 버티고 있다는 것에서 시작합니다. 빽빽한 배우들의 일정을 고려할 때 굳이 두 나라를 다 방문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 할리우드 프로모터들의 생각이었던 것 같습니다. 뻔질나게 일본으로 날아간 '해리 포터' 3인방을 결국 한국에서 직접 볼 수 없었던 이유는 바로 이 때문입니다.
그러면 우리가 일본처럼 더 자주 그 수많은 할리우드 스타들을 직접 접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일까요? 원론적이지만 아주 당연한 한 가지 해결책이 있습니다. 수치적으로 한국 시장이 일본 시장을 압도하는 것입니다. 할리우드 제작ㆍ배급사들은 한국에서의 영화 흥행 추이와 지표를 참고해 일본 개봉 시 활용합니다. 한국이 일본을 넘어서면 이런 상황은 자연스럽게 뒤바뀔 수 있습니다. 전 세계 유일한 분단국인 한국을 전쟁이 언제라도 일어날 수 있는 엄청나게 위험한 나라로 인식하고 있는 그네들의 생각도 문제입니다. 좀 더 체계적이고 구체화된 국가의 이미지 메이킹이 절실하다는 말입니다.
마지막으로 우리의 열혈 영화 네티즌들에게도 주어진 임무가 남았습니다. 마약처럼 달콤하고 손쉬운 영화 불법 다운로드에서 과감하게 손을 빼야 합니다. 계속 이런 식이 이어지면 그들에게 한국은 중국 시장의 또 다른 버전쯤으로 격하되며, '없는 시장'으로 여겨질 가능성도 다분하기 때문입니다.
태상준 기자 birdcage@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