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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블로그]스마트TV는 우리 아이를 영재로 키워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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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성호 기자]제게는 6살 난 딸아이가 있습니다. 지금은 똘망똘망한 눈을 가진 이 아이가 잠시지만 한 때 정서적 문제로 어려움을 겪은 적이 있습니다.

제 딸이 세상의 빛을 본 후 만 2세 정도가 될 때까지 부모 다음으로 가장 많이 본 '베이비 아인슈타인'이라는 DVD 때문이라고 개인적으로 판단합니다. 물론, 제 불찰이라는 점은 인정합니다.
굳이 변명을 하자면, 이 DVD는 2003년 미국에서 생후 6개월~2세 영유아를 둔 가정 3곳 중 1곳이 가지고 있다는 통계가 나올 정도로 폭발적 인기를 끌었습니다. 1997년 베이비 아인슈타인이라는 회사에 의해 개발됐고, 2001년 디즈니에 인수된 뒤 '베이비 모차르트', '베이비 셰익스피어'등을 잇따라 출시해 급성장했습니다. '보고만 있어도 아이 지능이 좋아진다'는 알고보니 잘못된 '믿음' 때문이었습니다.

미국소아과학회는 연구결과를 토대로 이 DVD 시청이 아이들에게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며 '교육'이라는 단어를 광고에서 삭제토록 권고했고 구매자들은 환불을 요청하는 소동이 일기도 했습니다.

갑자기 개인사까지 끄집어 낸 것은 최근 스마트3DTV를 판매하는 TV업체가 주요 마케팅 수단으로 '교육'을 내세우고 있다는 점이 크게 우려되기 때문입니다.
A사는 유아들의 대통령인 뽀로로를 3D 콘텐츠로 공급하면서 영어로 제작했다고 '교육용'이라는 타이틀을 붙입니다.

심지어 스마트TV를 '아이를 영재로 키워주는 또 하나의 엄마'로까지 소개합니다. '스마트TV만 있으면 워킹맘 모 아나운서는 든든하다'는 문구와 함께. 스마트TV로 교육방송 다시보고 아빠와 영상통화를 하면서 가족간의 우애가 좋아졌다며 '우리가족 늦둥이'라는 표현도 서슴지 않습니다. B사 역시 교육과 어린이 코너를 3D 콘텐츠 서비스의 핵심중 하나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자녀교육을 위해 거실에서 TV를 없애고 책장을 놓는 가정이 부쩍 늘고 있습니다. TV에 몰입하기보다 책을 함께 읽고 가끔이라도 자녀와 서점에 들러보는 것이 진짜 교육이라는 인식의 확산 때문이겠죠.

선종하신 김수환 추기경께서는 생전에 "TV와 많은 시간 동거하지 마라. 술에 취하면 정신을 잃고 마약에 취하면 이성을 잃지만 TV에 취하면 모든게 마비된 바보가 된다."고 조언하셨습니다. 공자는 "배우기만 하고 생각하지 않으면 얻는게 없다"고도 했습니다.

제품 판매전략임을 이해합니다만, 진실을 애써 외면하는 마케팅은 6살 딸아이를 가진 아빠의 눈엣가시처럼 다가옵니다.



박성호 기자 vicman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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