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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블로그] 이건희 회장의 20년 '글로벌 인재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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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 시작해 3500여명 지역 전문가 배출...글로벌 삼성의 밑천

[아시아경제 이정일 기자] "지역 전문가는 글로벌 삼성의 밑천이자 이건희 회장이 주창하는 글로벌 인재 경영의 모범 답안입니다."

최근 인도 출장길에서 만난 삼성전자 인도법인 A 차장의 얼굴이 다소 붉어졌다. 저녁 식사 자리에서 곁들인 술 몇 잔 때문만은 아니었다. 6년 전 자신이 경험한 지역 전문가 제도를 설명하면서 감정이 다소 격앙된 탓이었다.
당시 그는 인도에서 1년간 생활했다. 그 남다른 경험은 결국 지금 인도 주재원으로 일하게 된 인연으로 이어졌다. A 차장은 "지역 전문가 제도는 세계에서 유일한 삼성만의 인재 교육 제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삼성그룹은 지난 90년부터 글로벌 인재 양성을 목적으로 지역 전문가 제도를 도입했다. "그 나라 기준으로 인재를 양성하자"는 이건희 회장의 주문이 시발점이었다. 입사 3년차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해마다 200여명을 선발해 해외에서 1년간 생활하도록 지원한다.

A 차장은 "지역전문가 한 명당 월급 외에 활동비까지 1년에 1억원 정도가 지급된다"면서 "현지의 음식과 문화 등을 체험하는 것이 지역 전문가가 하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현지에서 무엇을 할 것인지는 전적으로 개인의 몫이다. 삼성그룹측은 "창의적인 인재 양성의 효과도 있다"고 덧붙였다.
지역 전문가 제도를 실시한지 올해로 벌써 20년째. IMF 때 잠시 중단된 것을 제외하면 현재까지 3500명이 넘는 지역 전문가들이 아시아, 아프리카, 중동, 유럽, 남미 등 세계 곳곳을 누볐다. 술 마시기 좋은 곳, 주택 싸게 얻는 법, 외국인 친구 사귀는 방법, 외국 정부 승진 시스템 등 방대한 자료가 모아졌다. 이 모두가 글로벌 삼성의 경쟁력인 것이다.

한때는 일부 직원들이 지역 전문가를 경험한 뒤 이직하는 것이 논란이 되기도 했다. 그러자 내부에서는 지역 전문가가 끝나면 최소한 몇 년간은 퇴사하지 못하도록 하자는 의견이 제시됐다. 이때 가장 강력하게 반대한 이가 다름아닌 이건희 회장이다.

이 회장은 "설령 그 사람이 다른 회사를 가더라도 한국 회사가 아니겠느냐. 삼성의 뛰어난 인재가 다른 한국 회사에 가서 큰일을 한다면 국가도 좋고, 개인도 좋은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회사로서는 손해를 좀 보더라도 국익을 위해 글로벌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는 이 회장의 인재론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A 차장은 "지역 전문가들은 얼마 뒤 그 지역 주재원으로 파견을 나가게 된다"면서 "현지어 구사능력에 골목골목까지 꿰뚫고 있는 안목은 현지 공략에 큰 힘이 된다"고 귀띔했다.

삼성이 최근 맹활약하고 있는 동남아 시장도 지역 전문가들의 활약에 힘입어 성장세를 구가하고 있다. 최근에는 아프리카 지역 전문가를 늘리고 있다. 삼성이 향후 아프리카 공략에 나설 것임을 예고하는 행보다.



이정일 기자 jay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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