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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블로그] 이성태 총재 그리고 ‘2Q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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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남현 기자] 1Q84년 덴고는 공기번데기 속 아오마메를 발견하고 그래도 삶이 희망적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반면 몇 명인지도 모르는 리틀피플은 덴고 주위에서 회유와 압력 그리고 위협을 행사한다. 심지어 살해 가능성도 내 비친다. 이런 덴고를 위해 아오마메는 1984년에서 1Q84년으로 옮겨온 고속도로 위에서 짧은 스커트를 입은 상태로 자살한다. 올해의 화제작 무라카미 하루키의 ‘1Q84’의 결말이다.

덴고와 아오마메는 어디서부터인지도 언제인지도 모르는 사이에 1984년에서 1Q84년으로 와 버렸다. 1984년으로 다시 돌아가고자 하지만 문은 한쪽 방향으로만 열릴 뿐 돌아갈 수 없는 출구다.
덴고 이성태, 아오마메 기준금리, 리틀피플 정부당국자들로 바꿔보면 2009년은 1Q84년을 닮아있다.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2009년 어느 사이엔가 2Q09년으로 흘러 들어온 지도 모른다.

2009년 한국경제는 세계금융위기를 벗어나고자 비상조치들을 단행했다. 기준금리는 사상최저수준인 2.00%가 돼 버렸고 올해 내내 이같은 수준이 유지됐다. 올 하반기부터는 출구전략이 언급됐지만 결국 그 핵심이라 할 수 있는 기준금리 인상은 내년으로 미뤄졌다.

이 총재가 물론 기준금리 인상을 시사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문제는 오락가락 갈지자행보에 갈피잡기가 쉽지 않았다는 점이다. 10월 금통위 기자회견에서 곧 인상이 단행될 분위기를 연출했다. 12월에도 앞으로는 매달매달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반면 지난 11월 금통위에서는 10월 발언이 시장의 한 방향 쏠림을 경계한 멘트였다고 해명까지 했다. 채권시장은 이 총재의 발언에 요동쳤고 심지어 코멘트리스크라는 말까지 회자되기도 했다.

정부관계자들은 12월에도 이 총재의 언급에 비난성(?) 발언을 쏟아냈다. 물론 금통위 이전인 월말월초 어김없이 기준금리 인상이 시기상조라고 언급한 그들이었다. ‘1Q84’에도 나오지만 1984년은 빅브라더로 유명한 조지 오웰의 소설 ‘1984년’을 연상시킨다.

지난주 열린 한은 경제동향간담회에서 2010년 우리경제가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데 대부분의 참석자가 공감했다. 글로벌 경제회복과 함께 국내 소비와 투자심리 개선 등이 이유로 꼽혔다. 세계 주요경제 또한 경기회복에 대한 자신감을 갖는 모습이다.

그렇다고 내년 세계경제 전망이 장밋빛만은 아니다. 더블딥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여전한데다 두바이사태에서 보듯 언제 어느 곳에 복병이 도사리고 있을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한은 간담회에서도 선진국 경제회복 지연과 국제유가 불안 등으로 불확실성이 지속될 가능성을 지적하기도 했다.

이 총재는 내년 3월말로 한은 총재의 임기를 마친다. 2Q09년을 살았던 이 총재가 2010년 극적으로 탈출할 수 있을지 여전히 2Q10년을 살아갈지 궁금해지는 때다. 그런데 '2Q10'이 자꾸만 2010년 2분기로 보이는 이유는 또 뭘까.



김남현 기자 nh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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