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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장칼럼]세기의 '밀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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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민진 기자] 지난 나흘은 극적이다 못해 반전의 연속이었다. 4ㆍ27 남북 정상회담과 판문점 선언 이후 금방 녹아버릴 것만 같았던 전쟁 위기와 믿기지 않던 평화 분위기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북ㆍ미 정상회담 취소 발언(24일)으로 날아가 버리는 듯했다. 우리 정부의 그동안 노력과 평화를 갈망하는 국민적 염원도 물거품이 될 수 있었던 찰나였다.

짧은 순간이었지만 많은 국민이 다시 깊은 상실감에 빠졌다. 잠시 나마 잊고 있었던 한반도에서의 핵전쟁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떠올리는 이도 있었다. 미국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나라의 미래를 걱정해야 하는 약소국의 비애를 얘기했고, 일부 수구보수주의자들은 안보외교의 총체적 무능이라고 비난하기 바빴다.
제1 야당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6개월 동안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한바탕 사기 쇼에 놀아났다며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모두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한다고 비판했다. 펜스 부통령을 향해 원색적인 비난 발언을 날린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에 대한 경질과 북한의 사과문 발표가 있을 것이라는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돌기도 했다.

이튿날(25일) 오전 김계관 외무성 1부상은 이전과는 달라진 태도로 대화 재개 담화를 밝혔다. 같은 날 저녁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 대화를 하고 있으며 다음 달 12일 만날 수도 있다"며 회담 재개를 시사하는 반응을 보였다. 회담 취소를 통보한 지 하루 만에 일어난 전격적인 반전이었다.

지난 주말(26일)에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깜짝 정상회담이 이뤄졌다. 계산된 듯 트럼프 대통령은 "6월12일 싱가포르 개최를 검토하고 있다. 그것은 바뀌지 않았고 아주 순조롭게 추진되고 있다"며 회담 추진을 공식화했다. 북한의 달라진 태도가 트럼프 대통령의 마음을 바꿨는지, 문 대통령의 중재가 빛을 발휘한 것인지, 아니면 부동산 개발업자로 잔뼈가 굵은 트럼프의 계산된 거래 기술인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북ㆍ미 정상회담의 개최 가능성이 다시 높아졌고, 6ㆍ25 전쟁 이후 대한민국 역사의 대반전을 일으킬 '세기의 밀당'(밀고 당기기)이 계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다만 거슬리는 것은 원색적인 비난 일색인 제1야당의 태도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2차 남북정상회담 개최를 평가절하하고 우리 정부의 역할을 깎아내리기에 급급하다. 한반도는 지금 120여 년 전 강대국의 틈바구니 속에서 벌인 절체절명의 역사를 되풀이하고 있다. 남보다 못한 그들은 국가와 국민을 위해 무엇을 하고 있는지 되묻고 싶다.




김민진 기자 ent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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