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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장칼럼]'교수님 전성시대'

최종수정 2017.10.24 12:41 기사입력 2017.10.24 12:41

혁신과 개혁…'교수님' 틀에서 벗어나야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문재인 정부의 과학기술정책 진용이 갖춰졌다. '교수님 전성시대'이다.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부의장에 염한웅 포항공대 교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에 임대식 카이스트 교수. 25개 정부출연연구소(출연연)를 총괄하는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이사장에 최근 원광연 카이스트 명예교수가 임명됐다. 과학기술계에서는 기대와 함께 우려가 동시에 존재한다.

정치와 현실적 한계에 부닥칠 것이라는 지적이 먼저 나온다. '교수님'들은 이론에 강하다. 현실을 구체적으로 살피고 파악하기 전에 자신이 가진 이론을 현실에 적용해 버리는 오류를 범한다. '갑질 문화'에서도 자유롭지 못하다. 교수라는 '갑'의 세계에서 대접받고 '을'의 위치에 있는 사람을 부려먹는 데 익숙하다. '그들만의 리그'도 존재한다. 자신과 생각이 다른 세력은 철저히 배척한다. 세력을 만들어 '그들만의 리그'를 만든다. 이를 통해 연구비를 따내거나 집단행동에 나서기도 한다. 똘똘 뭉쳐 '우리가 최고!'라는 착각에 빠지는 경우도 수두룩하다.

장점도 있다. 문제점을 파악하는 능력이 상대적으로 높다. 이를 수정하는 이론적 틀을 구축하고 있다는 것도 장점 중 하나이다. 우리나라 과학기술정책은 그동안 수많은 오류와 문제를 노출해 왔다. 연구에만 집중할 수 없는 환경이었다. 악순환이 반복됐다. 출연연 기관장들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낙하산'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행정 업무를 처리하느라 정작 연구 시간을 허비하는 사례도 끊이지 않았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김성수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기초과학연구원(IBS) 소속 연구자들을 대상으로 지난 16일부터 18일까지 연구 환경 설문조사를 했다. 불공정한 개인 평가, 관리자의 관리능력 부재, 권위적이고 폐쇄적 연구문화가 기초과학 연구의 발전을 방해하는 원인으로 지목됐다. IBS에서 유치한 해외과학자 중 계약기간을 채우지 못하고 중도 퇴사한 연구원은 4명 중 1명꼴인 것으로 파악됐다.

우리나라 과학기술정책에 있어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혁신과 개혁'이다. '혁신과 개혁'은 종이 문서에 머물지 말아야 한다. 과기정통부는 23일 연구제도혁신기획단을 출범시켰다. 연구자 스스로 현장에서 인식하는 불합리한 제도관행 등의 문제점을 직접 발굴하고 해결책까지 도출하겠다는 것이다. 반길 일이다.
다만 이 과정에서 과기정책을 담당하는 이들이 '교수님'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할까 우려된다. '혁신과 개혁'은 다른 곳에 있지 않다. 자신부터 혁신하고 개혁하는 게 먼저이다. 과학기술정책 분야에서 '교수님 전성시대'가 빛을 발하기 위해서는 이 점을 먼저 생각해야 할 것이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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