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학자 전우용씨는 16일 "'이명박 부인은 여사라고 쓰던 기레기들이 문재인 대통령 부인은 씨라고 쓴다'며 비분강개하는 사람들에게서, '왜놈 국기에는 절하던 놈들이 제 나라 국기에는 절하지 않는다'고 분개하던 70년 전 사람들의 모습이 떠오른다"고 말했다.
세상은 한꺼번에 앞으로 나아가지 않는다. 맹목적ㆍ비이성적인 논리를 대며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한꺼번에 몰려가 버릇을 고쳐주는 것은 일시적으로 속시원할지 모른다.
그러나 오히려 문 대통령의 개혁 행보에 부담이 될 가능성이 더 크다. 이른바 최측근 그룹 '삼철'의 일원인 양정철ㆍ이호철씨와 최재성 전 국회의원 등은 "제 몫을 다했으니 놓아 달라"며 해외에 출국해 먼저 모범을 보였다.
진정으로 문 대통령의 성공을 위한다면, 지지자들이 어떻게 해야 할까? 댓글 보다는 창문 너머 저 치열한 현실 세계에 뛰어 들어야 한다. '기회는 평등하게, 과정은 공정하게, 결과는 정의로운' 세상은 대통령 혼자 노력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 지지자든 반대자든 모든 사회구성원들의 노력이 필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문 대통령의 당선은 우리 사회 모두의 앞에 놓인 '시멘트 500부대와 철근 1t'이다. 서로 갖자고 싸울 양도 못된다. 1970년대 우리 부모님들이 고민했던 것처럼, 우리가 마을을 위해 무엇을 짓고 만들어 현실을 바꿔가야 할 지 고민하고 실천할 때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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