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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체육계 파벌 논란, '재탕·삼탕' 대책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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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빙상은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4년마다 논란의 중심에 선다. 동계 종목 경기 단체 중 올림픽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내면서도 선수와 지도자, 임원진을 둘러싼 갈등이 촉발한다. 올해도 어김없이 반복됐다. 평창동계올림픽이 끝난 지 3주가 지났으나 만연한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13일 국회 교육문화체육위원회 소속 의원들의 주최로 국회의원회관에서 '빙상계 혁신을 위한 토론회'가 열렸다. 빙상인들과 전·현직 선수의 가족들도 참석했다. 토론회라는 취지와 달리 대다수 이슈는 대한빙상경기연맹 A임원에게 권한이 집중돼 있다는 비판으로 쏠렸다. 발제자로 나선 정영린 가톨릭관동대 교수는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빙상혁신위원회'를 구성해 연맹의 행정 시스템을 전면 개편해야 한다"며 "불공정한 경기 관행을 청산하고 시대에 맞는 스포츠 가치를 지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토론자로 나선 김승규 문화체육관광부 체육정책과장은 "국회 교문위에서 문체부 특정감사를 요구했다. 오는 26일부터 실시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제3의 독립기구인 '스포츠윤리위원회(가칭)'를 설립해 체육 분야의 비리 단속과 조사도 하고 징계 처분 요구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일련의 흐름은 4년 전과 판박이다. 소치동계올림픽 전후로도 빙상계는 파벌 갈등으로 들끓었다. 'A임원이 막강한 권한을 휘두르며 자기 사람은 잘못이 있어도 불이익을 주지 않는다'라는 폭로가 쏟아졌다. 논란 이후 빙상연맹은 대한체육회의 추천을 받아 '조직혁신특별위원회'를 설치했다. 대표팀 운영과 선수 선발 등의 혁신 방안을 도출하기 위한 '빙상발전위원회'도 만들었다. 문체부는 연맹과 A임원에 대한 대대적인 감사도 했다. 그러나 혐의가 드러나거나 처벌받은 사람은 없었다. 오히려 감사를 주도한 전 문체부 차관이 공공기관을 압박해 특정 종목의 실업팀 창단과 후원을 강요하는 등 직권을 남용한 혐의로 구속된 상태다. 전방위 압박으로 물러났던 A임원은 지난해 2월 연맹으로 복귀했다. 일부의 주장처럼 이 임원이 여전히 문제가 있다면, 연맹은 부정을 방관한 조직이며 문체부 감사와 숱한 쇄신안, 이에 관련된 구성원들 모두 비위를 눈감아준 세력으로 규정할 수밖에 없다.

혁신이라는 수식어로 다시 내놓은 방안들도 '그 밥에 그 나물'이다. 문체부가 주도한 '스포츠비리신고센터'나 '체육 분야 정상화 태스크포스(TF)' 등은 스포츠윤리위가 추구하는 방향과 크게 다르지 않다. 오히려 제3의 독립기구가 필요하다는 주장에서 그동안 체육계가 정치적 외압이나 친분, 이해관계에 따라 움직였다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 중이 제 머리를 못 깎는다면, 제3자가 개입하는 것이 해법이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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