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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5일부터 주택 내 소화기 의무화…"강제성 없어 반쪽짜리" 비판도

최종수정 2017.01.25 06:00 기사입력 2017.01.2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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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안전처, 주택화재 사망자 줄이기 위해 대대적 캠페인 예정...전문가들 "보다 적극적인 대책 세워야:

소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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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다음달 5일부터 아파트를 제외한 모든 주택에 소화기ㆍ화재경보기를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한다. 화재 사망자의 절반 가량이 주택 화재에서 일어나는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강제 조항이 아니 상태에서 홍보만 진행 중이어서 '반쪽짜리' 대책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25일 국민안전처는 오는 2월5일부터 소방관련 법이 개정ㆍ시행됨에 따라 아파트를 제외한 모든 주택에 소화기, 단독 경보형 감지기 등 주택용 소방시설을 설치 해야 한다. 이는 매년 주택 화재로 인해 많은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통계 결과를 보면 아파트를 제외한 주택 화재는 전체 대비 18%에 불과하지만, 사망자 수는 전체의 49%를 차지하고 있다. 2011년부터 2015년까지 5년간 일반화재 4만2925건 중 주거용 건물화재가 1만876건으로 전체 화재의 25.3%였다. 하지만 이 기간 동안 주택 화재 사망자는 183명으로 비주거용 건물(61명)의 3배에 달했다. 단독 경보형 감지기란 화재를 감지하면 자체 내장된 전원(건전지)으로 음향장치가 작동해 경보음을 울려 신속하게 대피 할 수 있게 하는 장치다. 방마다 1개씩 천장에 부착하면 된다. 소화기는 각 세대별ㆍ층별로 비치한다.

안전처는 선진국은 물론 국내에서도 이같은 주택용 소방시설 설치가 큰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외국의 경우 미국은 1977년 설치 의무화 후 주택용 소방시설 보급률이 32%에서 최근 96%로 높아졌고, 이 기간 동안 주택 화재 사망자 수가 1978년 6015명에서 2012년 2380명으로 60%(3635명)나 줄어들었다. 영국도 1989년 보급률 35%에서 642명이 사망했는데, 의무화 후 2011년엔 88%로 보급률이 높아지면서 사망자 수도 294명에 그쳐 54%나 감소했다. 일본도 2005년 의무화 이후 사망자 수가 1220명에서 2014년 1006명으로 9년간 17.5% 줄어들었다.

지난 16일 새벽 서대문구 다세대주택 5층에서 발생한 화재도 방마다 설치된 단독경보형감지기 덕분에 5층에 거주하던 일가족 4명을 포함해 20여명이 화재초기에 무사히 밖으로 대피할 수 있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아직 설치율이 낮다. 안전처가 지난해 지난 3월14일부터 4월1일까지 전국 18개 시ㆍ도 초ㆍ중학교 학생 중 일반 주택(단독ㆍ다세대ㆍ다가구ㆍ연립 등)에 거주하고 있는 학생 4만1340명을 대상으로 표본 조사한 결과 소화기ㆍ단독경보형 화재 감지기가 모두 설치됐다고 답한 학생은 8009명으로 19.37%에 그쳤다.

지역 별로는 세종시가 36%로 가장 높았고, 제주도 27.25%, 충북 25.58%, 대전 25.16%, 전북 23.61% 순이었다. 부산이 11.13%로 꼴찌를 기록했다. 이어 창원 13.28%, 광주 14.30%, 전남 15.42%, 서울 16.03% 등의 순으로 낮았다. 이밖에 소화기만 설치됐다고 답한 학생이 24.9%, 감지기만 설치한 학생이 8%, 아무것도 설치하지 않은 학생이 47.6% 순이었다. 안전처는 지난해 이를 토대로 전국에 있는 약 980만 가구의 일반 주택 중 소방시설을 갖춘 주택이 약 190만 가구에 불과하며 나머지 790만 가구에는 미설치 된 것으로 추정했었다.
홀몸 어르신 가구에 단독경보형감지기를 무료로 설치하는 모습.(사진=서울시 소방재난본부)

홀몸 어르신 가구에 단독경보형감지기를 무료로 설치하는 모습.(사진=서울시 소방재난본부)


정부는 설치율을 높혀 주택 화재 사망자를 줄이기 위해 2012년 '화재예방ㆍ소방시설 설치ㆍ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을 개정해 주택용 소방시설 설치를 의무화했다. 2012년 8월 이후 신축 주택들은 사용 승인 조건에 포함시켰고, 기존 일반 주택들도 2월5일부터 의무화된다.

문제는 설치 의무를 이행하지 않아도 처벌ㆍ제재 조항이 없어 '반쪽짜리' 정책에 그치고 있다는 것이다. 안전처가 지난해 전국 205개 소방서에 원스톱 지원센터를 운영해 설치를 지원하고 저소득층에 기증 사업을 펼쳤는 데도 설치율이 20%대에 머무르는 이유다.

안전처는 이번에도 설을 맞아 "고향집에 소화기 선물하기" 캠페인을 펼칠 예정이다. 오는 26일 대전복합터미널과 청주고속버스터미널에서 조송래 중앙소방본부장 등 120여명이 참여해 실시한다.또 각 시ㆍ도 본부 별로도 역ㆍ터미널ㆍ톨게이트ㆍ전통시장 등 귀성객 주요 이동거점장소 771개소에서 총 2만 9000여명이 참여하는 동시다발 캠페인을 벌인 바 있다. 약 2,000여만원을 모금해 전국 화재취약가구(850가구)에 주택용 소방시설을 지원하기도 할 예정이다. 안전처는 지난 지난 추석에도 쪽방촌 등 835가구에 주택용 소방시설을 지원했었다.

한 소방 전문가는 "단순히 의무화만 해 놓고 인센티브나 벌칙ㆍ제재를 주지 않으면 아무런 효과가 없을 수 있다"며 "경찰이 교통사고가 많은 곳에 방지 시설을 설치하지 않으면 직무유기가 되는 것처럼 소방당국이 좀더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해 시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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