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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감현장]소로스의 도발, 더 큰소리 친 중국의 속내

최종수정 2016.01.28 11:13 기사입력 2016.01.28 11:13

[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2010년 2월25일. 미국 경제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 1면에는 '헤지펀드가 유로화에 공격을 퍼붓고 있다'는 기사가 실렸다. '헤지펀드계 거물' 조지 소로스를 중심으로 한 헤지펀드 세력이 유로화를 새로운 공격 대상으로 삼았다는 내용이었다. 진위 여부를 떠나 소로스가 움직였다는 소식 하나 만으로 금융시장은 춤을 췄다. 1992년 영국 영란은행을 상대로 한 외환 공격에서 압승을 거둔 소로스는 그렇게 전 세계 금융시장에 잔인한 학습효과를 남겼다.

이번에는 세계 2위 경제 대국 중국이 소로스의 또 다른 먹잇감으로 떠오른 듯하다. 소로스는 최근 공개 자리에서 "중국 경기의 경착륙은 피할 수 없다. 아시아 통화 가치 하락에 베팅했다"며 자신감 넘치는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그의 입김은 위안화 추가 약세를 점치는 또 다른 투기 세력과 규합하는 분위기다. 중국 정부가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를 통해 이례적으로 날 선 비난을 쏟아낸 것은 위안화 통제 불능 상황이 닥칠까 초조한 속내를 드러낸 격이라는 분석이 설득력 있는 이유다.

"확신이 들면서도 작게 베팅한다면 아무 소용도 없다"는 자신의 투자 원칙에 따른다면 소로스는 위안화 무력화를 노리고 보다 강한 베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3조달러가 넘는 외환 실탄을 확보하고 있는 중국 외환 당국의 반격도 만만찮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최근 18개월 동안 외환시장 방어를 위해 외환 보유고에서 약 7000억달러를 쓴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소로스는 1998년 홍콩달러 공격에 나섰다가 당국의 외환 개입에 밀려 큰 손실을 입었던 쓰라린 실패 사례가 있어 월가에서는 이번 환율 전쟁의 승패를 이미 점치기도 한다.

그러나 시장을 이기는 정부는 없듯이 중국 역시 인위적인 시장 개입에 따른 부작용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한다. 정부의 통제보다 자유 시장 체제의 힘이 더 강력하다는 것을 입증한 사례는 수도 없이 많다. 중국이 경제 지표를 발표할 때마다 진실성 논란이 불거지는 것은 정책 투명성에 대한 신뢰 부족 탓이다.
승패보다 더 중요한 것은 중국 정부가 추진하는 개혁이 경제 체질 개선이라는 데 방점을 두고 있다는 것을 명확히 알리고 시장의 신뢰를 되찾는 것이 아닐까. "소로스가 어떤 액션을 취하기도 전에 우리 스스로 놀라 도망칠까 그게 두렵다"는 한 중국인이 웨이보에 올린 글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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