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도 그럴 것이 역대 KT 회장들은 임기를 정권과 함께 하면서 파행적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이용경, 남중수, 이석채 전 회장 모두 연임이 결정되고도 정권 교체 후 임기를 채우지 못한 채 물러났다. 지난 2002년 KT는 민영화했지만 여전히 '주인 없는 회사'로 여겨지고 있다.
그러던 차에 황 회장은 지난 2014년 취임과 동시에 "낙하산은 없다"고 단언해 주목을 받았다. 반도체 업계에서 '황의 법칙'이라는 신화를 써온 IT업계 전문가인데다 뛰어난 실적을 증명해보이면서 허언(虛言)에 그치지 않을 것이란 지적도 나왔다. 기대에 부응하듯 황 회장은 CEO 추천위원회에서 연임 결정을 받아냈다.
사실 그는 탈(脫)통신을 외치던 KT에 제격이다. 그동안 스마트 에너지, 통합보안, 헬스케어 등 미래 먹거리 발굴에 적극 나섰다. 기가 인터넷 가입자는 250만가구를 돌파했으며, 2018년 평창 올림픽에서 세계에서 최초로 5세대(G) 이동통신 서비스를 시범 운영하기로 하는 등 본 사업에서도 굵직한 성과를 냈다. 적자이던 KT를 영업이익 1조원 기업으로 탈바꿈시켰다.
안하늘 기자 ahn70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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