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교장이 학생들에게 '박근혜 대통령 탄핵은 음모'라고 발언해 논란을 일으킨 서울디지텍고등학교에서 보수단체들이 집회를 벌여 학생들이 갇히는 등 피해가 커지고 있다. 이 학교 곽일천 교장은 국정 역사교과서 강행 입장을 밝혀 갈등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자신을 서울디지텍고 1학년이라고 밝힌 네티즌은 이날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박사모 등 보수단체의 집회 때문에 학교에 가기가 무섭다. 이들 때문에 학교에서 나오지 못하는 친구들도 있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이곳에서 '탄핵 훈화' 규탄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던 단체도 자리를 피했다. 서울교육단체협의회의 관계자는 "이미 보수단체에서 300여명이 나와 험악한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었다"며 "과격한 충돌이 생길 수 있다고 판단해 장소를 옮겼다"고 말했다.
또 곽 교장은 최근 국정교과서 사용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논란이 더 커지고 있다. 그는 "서울시교육청이 연구학교 신청 공문을 보내지 않아 직접 교육부에 국정교과서를 요청했다"며 "교육부가 국정교과서를 안 보내주면 복사해서라도 쓰겠다"고 밝혔다.
국정교과서는 현재 수많은 오류와 편향적 서술 때문에 연구학교선정심의회 심의에서 운영 부적합 판정을 받은 상태다. 이 심의를 통과해야 연구학교를 운영할 수 있다. 때문에 서울시교육청은 국정교과서의 연구학교 신청 공문을 발송하지 않았다.
앞서 서울디지텍고는 곽 교장이 재임하던 지난 2014년 뉴라이트 계열이 집필한 교학사 교과서를 유일하게 채택했다. 이어 서울시교육청이 추진한 친일인명사전 학교 비치도 거부했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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