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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명훈 칼럼]정치가 흔드는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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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명훈 전 주필

박명훈 전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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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뀐 해가 실감나지 않는 새해, 정월답지 않은 정월이다. 국정농단, 청문회, 특검, 탄핵심판, 대행체제...묵은 해 우리를 참담하게 만들었던 이슈와 과제들은 답을 내지 못한 채 고스라니 2017년 새해의 몫으로 넘어왔다. 신문방송에 연일 등장하는 얼굴도 지난해의 그 사람들이다. 경제는 온통 잿빛인데 정치권은 대선에 목을 맨다. 그렇게 새해가 열흘을 넘겼다.

세계는 2017년을 초(超)불확실성의 해라 불렀다. 미국 대통령선거의 승자 트럼프는 그 상징이다. 영국인들은 유럽연합 탈퇴에 표를 던졌다. 서구 정치구도는 '개방'에서 '폐쇄'로 줄달음 치고 세계화는 불의의 일격을 맞았다. 그 충격과 타격이 올해 본격화하겠지만 어느 정도일지는 가늠키 어렵다. 평온하고 예측 가능한 새해는 이미 물 건너갔다.
한편에서는 새해를 '혁명의 분위기가 감도는 해'라 표현했다. 올해는 러시아에서 볼셰비키 혁명이 일어난 지 100년이 되는 해이자 종교개혁의 도화선이 된 마틴 루터의 95개조 반박문이 나온 지 500년 되는 해다. 한국은 1987년 '6월 항쟁'으로 민주화를 이룬 지 30주년을 맞는다. 세상을 바꾼 격변의 역사가 저항적 변화의 2017년을 예고하고 있다.

새해 답지 않은 한국의 새해가 평온한 한 해를 예고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격변의 순간을 앞둔 태풍 전야를 떠올리게 한다. 새해로 넘어온 어제의 무거운 짐들은 시한폭탄이다. 결과를 예단할 수 없지만 명확하게 다가올 미래다. 그 중에서도 헌재 탄핵심판의 시기와 결과는 강렬하고도 분명한 충격의 미래가 될 것이다.

최순실 게이트가 실체를 드러내면서 '나라를 새로 세워야 한다'는 폭넓은 공감대가 이뤄졌다. 대한민국 리셋, 국가개혁은 시대적 소명이 됐다. 이처럼 혁명의 기운이 감도는 2017년에 대통령 선거(벚꽃 대선이든, 12월 대선이든)가 기다리고 있다는 것은 역사가 준비해 놓은 필연의 수순인 듯싶다. 그 결과는 개혁의 향방과 성패를 가늠할 시금석이 될 것이다.
개혁을 이끄는 동력은 제도와 사람이다. 낡은 제도를 폐기하고 새롭게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은 개혁의 첫걸음이다. 제왕적 대통령제의 문제점이 제기되며 개헌이 뜨거운 이슈로 떠오른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하지만 제도만으로 개혁이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좋은 제도를 바르게 제대로 운용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바로 리더십의 문제다. 시스템을 강조하는 것이 서구적 사고라면 리더십에 더 가치를 두는 것은 동양적 사고다. 봉건시대에도 성군은 있었다. 리더십은 시스템을 죽이기도 하고, 뛰어 넘기도 한다.

올해 대선의 이슈는 거대한 변화, 개혁이다. 벌써부터 정당과 예비 대선후보마다 혁신을 앞세운다. 누가 국가개혁의 리더십을 발휘할 적격자인가. 헌재가 탄핵안을 받아들이면 대선은 60일 내에 치러진다. 그 같은 단기간에 국민들이 화려한 정치적 언사에서 가면과 허풍을 벗기고 진정성 있는 리더십을 골라내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무엇을 보고 선택할 것인가. 현대경제연구원이 최근에 내놓은 2017년 한국을 뒤흔들 '10대 트렌드' 보고서는 그런 점에서 의미심장하다. 첫머리에 '폴리코노미(정치가 경제를 흔드는 현상, poli-economy)'를 올려놓았다. 조기대선이 치러지면 준비가 부족한 정당들이 국민을 현혹시킬 공약을 남발해 어려운 경제를 한층 수렁에 빠뜨릴 것이란 지적이다.

그렇다. '무엇'을 해주겠다는 달콤한 약속에 넘어가면 안 된다. '어떻게?'를 몇 번이고 짚어보고 따져봐야 한다. 폴리코노미 뿐일까. 외교도, 안보도, 사회적 통합도 대선판의 정치는 얼마든지 흔들어 댈 수 있다.






박명훈 전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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