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어버이날이다. 여느 해 같으면 부모들이 자식들이 선물한 카네이션을 가슴에 달고 모처럼 즐거워야 할 날이다. 하지만 올해는 그렇지 못하다. 어른들이 아들 딸을 제대로 지켜주고 키웠는지, 거꾸로 떠올려 보는 그런 날이 됐다. 세월호 침몰 사고로 목숨을 잃은 아이들을 생각하면 자식을 가슴에 묻은 부모뿐 아니라 이 땅의 모든 어버이들이 아이들을 지켜내지 못했다는 자책으로 마음이 무거워진다.
전교조 산하 참교육연구소의 '2014 어린이 생활 실태 보고서'를 보자. 초등학교 5~6학년생들의 52.5%가 가족과 대화하는 시간이 하루 30분 이하다. 아예 대화를 하지 않는다는 답도 9.2%에 달했다. 60.6%는 방과 후 2시간 이상 학원에 있다. 스트레스도 심하다(38.8%). 듣고 싶은 말은 "사랑해" "잘했어"인데 부모들은 "공부해라" "숙제했니" 라고 다그친다.
청소년도 사정은 비슷하다. 가족 간 하루 평균 대화 시간이 30분 이내라는 고등학생이 50.8%에 이른다. 대화는 '공부 및 성적(23.4%)'과 '부모의 생각을 강요하는 내용(21.3%)'이 대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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