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고창에서 지난 16일 시작된 AI는 21일 이후 의심신고가 없어 한때 주춤하는가 했다. 하지만 지난 주말 충남 부여와 천안, 전남 해남과 나주, 경기 화성 등지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병이 확인되는 등 상황이 급변했다. 며칠 사이 AI가 서해안 전역으로 번진 것이다. 경기 시화호의 철새 분변에서 AI 항원이 검출됨에 따라 수도권에도 비상이 걸렸다.
더 이상의 확산은 막아야 하는데 코앞의 설이 문제다. 귀성길 오가는 사람들과 차량에 의한 감염을 막는 게 확산 방지의 고비가 될 것이다. 방역 계획을 더욱 촘촘히 세워야 한다. 일시 이동중지 명령이 효과가 있다면 보다 적극적으로 발동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적극적인 대응은 물론 국민의 협조도 절실하다. 불편하더라도 해당 지역을 이동할 때 당국의 방역활동에 잘 따라 줄 필요가 있다.
2003년 이후 십여년 동안 2~3년 주기로 AI가 다섯 차례나 발병했다. 악순환이 되풀이되는 원인을 잘 살펴야 한다. 집단 사육의 열악한 환경, 기후 변화로 인한 기온 상승 등으로 AI 바이러스는 해마다 변종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한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밀식 사육 금지, 야생 철새의 대륙별 이동에 따른 감시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AI의 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는 근본 대책이 절실하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