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에서도 드러나듯이 영화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시(詩)'다. 영화는 시에 대한 진부한 개념을 깨부수는 것에서 시작한다. 아이비리그 진학률이 70%에 달하는 명문 기숙학교에 존 키팅(윌리암스 분)이 영어교사로 새로 부임해온다. 이 학교 동문이기도 한 키팅은 첫 문학개론 수업에서 '시의 이해'라는 교재를 읽게 한다. "시를 완전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운율, 음조, 비유를 이해하라. 그리고 두 가지 질문을 해라. 첫째, 대상의 예술적 표현도. 두 번째, 대상의 중요도이다. 첫째는 시의 완성도 측정이며, 두 번째는 중요도의 판단이다. (…) 시의 완성도를 가로축에 놓고 중요도를 세로축에 놓으면…." 문학개론 차원에서 보자면 탁월한 이론이다. 하지만 학생의 읽기가 끝나자 칠판에 시 평가를 위한 좌표를 그리던 키팅은 갑자기 "쓰레기. 시는 재는 것이 아니다. 자, 이제 그 장을 찢어버려라"고 일갈한다.
사실 이 영화의 주인공은 키팅이지만 그 이면의 주인공은 휘트먼이다. 키팅 선생은 휘트먼을 좋아해서 교실의 벽면에 사진을 걸어놓기도 한다. 그리고 학생들이 그를 부르는 호칭인 '오 캡틴, 마이 캡틴'도 바로 휘트먼이 링컨 대통령에게 헌정한 조시의 제목이다. 휘트먼은 랄프 월도 에머슨, 헨리 데이비드 소로와 더불어 미국의 자연주의 사상의 시대를 풍미한 시인이다. 소심한 학생 토드를 깨우쳐주며 키팅이 칠판에 쓴 시구도 역시 자연과 생명을 강조한 휘트먼이었다.
마지막은 학생들이 키팅 선생의 영향으로 결성한 '죽은 시인의 사회'라는 시 낭송 서클의 일원이 진로 문제로 아버지와 갈등하다 자살한 후 그 학생의 책상에서 발견한 과거 자신의 시집 첫 표지에 쓰여진 소로의 시다. 키팅 선생이 자필로 베껴 쓴 '내가 숲속으로 들어간 것은 인생을 의도적으로 살아보기 위해서였다. 인생의 본질적인 사실들만을 직면해 보려는 것이었으며 인생이 가르치는 바를 내가 배울 수 있는지 알아보고자 했던 것이고, 그리하여 마침내 죽음을 맞이했을 때 내가 헛된 삶을 살았구나 하고 깨닫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였다'라는 소로의 시는 역시 휘트먼의 사상과 관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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