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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경기 살리고 싶은데…' 진퇴양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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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안혜신 기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사진)이 진퇴양난에 빠졌다. 경기부양책을 지속하자는 목소리는 유럽의 긴축정책 시행과 이머징 국가의 금리인상 러시에 힘을 잃고 있다. 여기에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 원유 유출 사태가 해결될 조짐을 보이지 않으면서 지지율은 사상 최저수준까지 하락했다.

◆ 실패한 경기부양책 = 오바마 대통령은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 앞선 지난 18일(현지시간) 경기부양책 지속을 촉구하는 내용의 서신을 발표했다. 그는 서한에서 "과거 경기 침체 당시 경기부양책을 너무 빠르게 철수, 새로운 어려움과 침체에 직면한 적이 있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이러한 오바마 대통령의 주장에 글로벌 주요국이 공조하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미국 내에서조차 설득력을 잃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 정부는 지난해 오바마 대통령의 강력한 경기 부양 의지에 힘입어 8600억달러를 쏟아 부었다.
그러나 지난 5월 미국 실업률은 9.7%로 여전히 10%에 육박한 상황이다. 재정적자 역시 지난해 1조4000억달러에서 올해 1조5000억달러를 훌쩍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세계 제2차 대전 이후 최고 수준이다. 이 같은 수치에 미국 국민들조차 그 효과에 대해 의문을 표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의 홈페이지에서 진행 중인 설문조사 결과 총 409명의 투표 참가자 중 275명(67.2%)이 긴축 정책에 찬성한 반면, 경기 부양을 선택한 투표자는 24명(5.9%)에 불과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24일(현지시간) 미 상원에서는 실업자·주 정부·기업들에게 세금 감면과 혜택을 주는 추가 경기부양책 실시 여부가 여전히 표류 중이다. 야당인 공화당은 물론 민주당 일부 의원들조차 비용 문제 등으로 인해 승인을 망설이고 있는 것.
기업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미국 정부는 향후 10년간 600억달러의 다국적기업에 대한 증세를 포함한 1050억달러 규모 세수 확보를 계획 중이다. 이 같은 방침에 지난주 개최된 비지니스 라운드테이블에 모인 기업 대표들은 불편한 심기를 숨기지 않았다.

이들은 미국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수많은 규제안과 정책들이 기업 성장을 둔화시키고 결론적으로 일자리 창출을 저해한다고 비난했다. 이반 세이든버그 버라이즌 최고경영자(CEO)는 "정부가 불확실성을 시장에 주입하고 있으며, 기업들이 새로운 사업시도와 자금 조달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 유럽 긴축 '마이웨이' = 재정적자 줄이기에 사활을 건 유럽은 오바마 대통령의 주장에 터무니없다는 표정이다. 오바마 대통령의 서한이 발표된 지 불과 이틀 뒤, 유럽연합(EU) 정상들은 긴축정책을 통한 재정적자 감축에 힘을 모았다.

헤르만 반 롬푸이 EU 정상회의 상임의장과 호세 마뉴엘 바로소 EU 집행위원장은 서한을 통해 "유럽은 시기를 연기하지 않고 재정적자 감축 목표 달성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방침에 재정불량국 그리스·스페인·포르투갈을 비롯, 독일·프랑스 그리고 영국까지 연이은 강도 높은 재정적자 감축 방안을 발표하면서 오바마 대통령의 입지는 상당히 약해지게 됐다.

게다가 최근 중국이 위안화 환율 변동성을 확대하겠다고 발표하고, 브라질·대만 등 이머징 국가들을 중심으로 기준금리 인상이 지속되고 있어 오바마 대통령의 지속적인 경기부양책 주장은 공허한 메아리로 남을 공산이 높아졌다.

◆ 골치아픈 BP..지지율 추락 = 미국 역사상 최악의 환경 재앙으로 평가되는 BP 멕시코만 원유 유출 사건도 오바마 대통령의 발목을 잡는 문제다.

200억달러의 보상 기금 조성 합의에도 불구, 원유 유출이 지속되고 있는데다 정확한 피해 규모가 아직까지 파악되지 않는 등 해결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어 오바마 대통령의 문제 해결 능력에 대한 비난까지 나오고 있는 상태다.

지난 17~20일간 1000명의 응답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NBC와 WSJ 설문조사 결과 오바마 대통령의 이번 멕시코만 원유 유출 사고 관련 대응법에 불만족 한다는 의견이 50%를 차지했다. 만족한다는 의견은 42%에 그쳤다.

뿐만 아니라 오바마 대통령의 업무 수행능력 지지 응답자는 45%인 반면,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자는 48%를 기록했다.

지난 16일 잭 웰치 전 제너럴일렉트릭(GE) 회장은 이번 멕시코만 사태에 대한 오바마 대통령의 문제 해결 능력에 대해 "끔찍할 정도의 위기관리 능력"이라고 혹평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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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혜신 기자 ahnhye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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