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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생색만 낸 은행 수수료 '찔끔 인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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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두어 달 사이에 국내외에서 금융권의 탐욕이 도마에 오르자 국내 은행들이 잇달아 수수료를 인하해서 고객들의 부담을 덜어주겠다고 발표했다. 대부분 은행의 고객인 국민은 은행들이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한다고 생각하고 박수를 보냈다. 그런데 금융소비자연맹이 수수료 인하 실적을 조사해 어제 발표한 내용을 보니 은행들이 그동안 수수료를 인하하는 척만 하고 실제로 인하한 것은 거의 없다. 배신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금융소비자연맹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은행들은 총 수수료 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3% 대에 불과한 '자동화기기(CD/ATM) 수수료'만 일부 인하하는 데 그쳤다. 은행들이 그동안 내린 수수료를 금액으로 추정해 보면 총 수수료 수입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 은행들의 수수료 인하는 자동화기기 수수료에만 한정됐는데 총 수수료 수입 중 자동화기기 수수료의 비중은 SC제일은행 2.2%, 외환은행 2.8%, 하나은행 3.2%, 국민은행 3.8%, 신한은행 3.9%, 우리은행 4.0%에 불과하다. 신한, 우리, KB, 하나 등 4대 금융지주회사에 외환, 기업을 더한 6대 은행의 올해 순익은 13조원으로 예상된다. 이들이 수수료 인하로 포기하는 금액은 고작 460억원 정도다.
우리나라 은행 고객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서비스인 자동화기기 현금 인출에 부과되는 수수료는 최근에 인하된 뒤에도 은행별로 건당 500~1000원(영업시간 마감 후 기준)에 이른다. 미국 시티은행, 영국 바클레이스은행을 비롯한 해외 글로벌 은행 중 상당수는 영업시간 중이든 마감 후든 자동화기기 현금 인출에 수수료를 부과하지 않는다.

창구에서 계좌이체를 하는 경우에도 국내 은행들은 무조건 건당 1000~2000원의 수수료를 부과하지만 해외 글로벌 은행은 자기 은행 지점 간 계좌이체는 무료로 해주는 데가 많다. 펀드 판매수수료도 국내 은행들은 가입액의 1% 정도를 떼는데 이는 해외 글로벌 은행의 2배 이상이다.

박병원 전국은행연합회장은 지난달 말 취임하면서 '은행산업에 대한 사회 전체의 이해와 지지 확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거창한 사회공헌 사업보다 수수료 인하 약속의 성실한 준수가 은행에 대한 사회의 이해와 지지를 강화하는 데 더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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