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연맹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은행들은 총 수수료 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3% 대에 불과한 '자동화기기(CD/ATM) 수수료'만 일부 인하하는 데 그쳤다. 은행들이 그동안 내린 수수료를 금액으로 추정해 보면 총 수수료 수입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 은행들의 수수료 인하는 자동화기기 수수료에만 한정됐는데 총 수수료 수입 중 자동화기기 수수료의 비중은 SC제일은행 2.2%, 외환은행 2.8%, 하나은행 3.2%, 국민은행 3.8%, 신한은행 3.9%, 우리은행 4.0%에 불과하다. 신한, 우리, KB, 하나 등 4대 금융지주회사에 외환, 기업을 더한 6대 은행의 올해 순익은 13조원으로 예상된다. 이들이 수수료 인하로 포기하는 금액은 고작 460억원 정도다.
창구에서 계좌이체를 하는 경우에도 국내 은행들은 무조건 건당 1000~2000원의 수수료를 부과하지만 해외 글로벌 은행은 자기 은행 지점 간 계좌이체는 무료로 해주는 데가 많다. 펀드 판매수수료도 국내 은행들은 가입액의 1% 정도를 떼는데 이는 해외 글로벌 은행의 2배 이상이다.
박병원 전국은행연합회장은 지난달 말 취임하면서 '은행산업에 대한 사회 전체의 이해와 지지 확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거창한 사회공헌 사업보다 수수료 인하 약속의 성실한 준수가 은행에 대한 사회의 이해와 지지를 강화하는 데 더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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