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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TA 글로벌리포트]사드와 한중관계 그리고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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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욱태 한국무역협회 상해지부장

서욱태 한국무역협회 상해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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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작년 7월 한미 양국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배치 결정을 공식적으로 발표한 지 거의 1년이 되어간다. 이 기간 동안 한중관계는 수교이후 최악으로 치달았고 한국은 중국의 보복조치로 큰 타격을 입었다. 한국에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면서 한중관계가 호전될 것이라는 기대가 일고 있으나 사드배치 철회를 요구하는 중국의 기본 입장에는 변화가 없기 때문에 당분간 급격한 관계개선은 쉽지 않아 보인다. 상하이에 진출한 우리 기업인들이 생각하는 값진 교훈은 이렇다.

첫째, 중국의 진면목과 본심을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1992년 수교이후 25년간 양국은 2000년 마늘분쟁 때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좋은 관계를 유지해 왔다. 그래서 중국은 항상 친근한 나라이며 우리가 실수를 하거나 잘못을 해도 너그럽게 이해해 줄 것이라는 환상이 은연중에 한국인의 머릿속에 자리 잡게 됐다. 그러나 이런 생각이 틀렸다는 것이 이번에 증명됐다. 중국은 국가이익, 특히 안보, 영토문제 등 핵심이익 앞에서는 절대 양보하지 않는다는 것을 이번 기회를 통해 뼈저리게 깨달았다.
둘째, 지금부터는 사드상황을 대(對)중국 사업의 변수(變數)가 아닌 상수(常數)로 놓고 봐야 한다. 이는 사드상황이 언제 끝날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도 겸하고 있다. 하늘만 바라보는 천수답처럼 사드상황이 해결될 날만 기다리는 수동적인 자세에서 이제는 벗어나야 한다. 이미 진출기업 중 일부는 사드와 관련없이 대중사업을 제로베이스에서 재점검하고 있다. 제품명이나 로고에서 한국색채를 빼거나 현지화를 더욱 강화하려는 움직임도 보인다. 사드사태가 해결되거나 한류(韓流)가 다시 유행하게 된다면 보너스로 받아들이면 된다.

셋째, 중국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은 이번 사태를 현지에서의 준법경영을 확립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사드배치 결정이후 중국 소방, 위생, 세무 당국은 현지진출 한국기업 사업장에 수시로 나타나 현장점검을 통해 위반사항이 발견되면 영업정지 등의 조치를 내렸다. 물론 표적점검의 의혹이 강했지만 우리 기업들이 그동안 현지 법규를 지키지 않고 대충대충 경영해 온 탓이 컸던 것도 사실이다. 이는 중국진출 일본기업들과 대비되는 모습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넷째, 우리 제조업의 경쟁력 강화가 시급하다는 당연하고도 근본적인 지적이다. 사드사태 이후 중국인들의 한국제품 기피현상으로 대중수출과 현지매출이 타격을 입은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모든 것이 사드 탓만일까? 사드문제가 불거지기 전부터 이미 중국시장에서 우리 제품의 경쟁력은 약화추세를 보이고 있었다. 중국은 홍색공급망 확충, 제조 2025 및 인터넷플러스, 공급측 개혁 등의 조치들을 통해 우리를 바짝 추격했거나 이미 추월한 상태다. 우리 산업의 근본적 경쟁력 강화 없이는 사드문제가 해결된다 하더라도 중국에서 이전의 점유율을 회복할 가능성은 낮다.
마지막으로 중국 진출기업들이 이구동성으로 강조하는 말이 있다. 사드와 관련해 우리 언론들이 사드와 관련 없는 조치들까지 사드보복과 연계시켜 경쟁적으로 보도하는 것이 국익에 도움이 되는지 진지하게 성찰해야 한다. 언론의 보도가 중국의 전략적 이익 증대에 기여하고 현지 진출 기업들에게 불리한 조치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이는 비단 사드에만 국한된 지적이 아닐 것이다.

서욱태 한국무역협회 상해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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