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에 있다 보니 미국의 경제전문가들이나 변호사, 기업인들을 자주 만나게 되는데, 이들도 트럼프 정부의 정책방향에 대해 갈피를 못잡는 것은 우리랑 크게 다를 바 없다. 사석에서 만난 한 변호사는 "트럼프가 대통령이 된지 아직 반년도 되지 않았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그는 짧은 기간에 미국과 전세계를 커다란 혼란으로 몰아넣었다. 앞으로 남은 기간을 어떻게 보낼지 걱정"이라고 했다.
미국의 실업률은 2001년 이후 가장 낮은 4.3%를 기록하며 완전고용 수준을 달성했으며, 주식과 부동산 시장도 호황을 보이고 있다. 게다가 지난 4월 26일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역사상 최대의 감세 개혁안을 발표하면서 소득과 소비 증가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소비 증가는 대부분 양적 증가보다는 질의 향상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것이 현지 전문가들의 예측이다. 소비재의 경우 웰빙 식재료, 화장품과 패션용품, 헬스상품, 애완용품과 같이 삶의 질을 높이는 소비가 늘어날 것이라는 예상이다. 이런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현지 소비자들의 선호와 성향을 파악하는 데 좀 더 집중해 시장을 세분화하고 타깃을 명확히 해야 한다.
무역협회 뉴욕지부는 수년간 한국의 미용 제품을 미국 바이어들에게 소개하는 미용제품 쇼케이스, 인터내셔널 뷰티쇼 등을 개최해 왔다. 한국의 미용 제품들은 현지 바이어들에게 큰 인기가 있다. 가격과 품질 경쟁력이 높고, 포장디자인도 수려하고 소량 주문에도 최선을 다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 입장에서는 충분히 경쟁력이 있는 제품이라고 생각하는데 바이어들이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면 동물성 추출물로 만든 제품, 한방을 이용한 제품 등이다. 동물을 사랑하는 미국인들 입장에서 선뜻 손이 안가고, 한약의 강한 냄새는 아직까지 이들에게 낯선 것 같다. 미국 시장에 대한 철저한 사전 분석을 통해 소비자가 선호하는 제품을 중심으로 준비해야 할 것이다.
장석민 한국무역협회 뉴욕지부장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