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다발 악재 더해지며 서민들 한숨 소리 키워
지난 3일 전북 군산시 서수면의 한 오골계 농장에서 조류인플루엔자(AI) 의심축이 발생하자 방역 당국이 해당 농가 인근을 통제한 채 방역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제공)
지난 9일 기준 전국 평균 특란 30개들이 한 판 소매가는 7967원으로 평년 가격(5547원) 대비 43.6% 높다. 평년가는 올해를 제외한 최근 5년 간 해당 일자의 평균값이다. 1년 전(5119원)보다는 55.6% 비싸다. 지난달 24일 8000원에서 이달 2일 7839원으로 떨어졌던 달걀 가격은 오름세로 돌아서 8000원대를 넘보고 있다.
달걀값은 설 명절 이후 7200원대까지 하락했다가 3월 중순 들어 서서히 올라왔다. 신학기와 봄소풍, 부활절(4월16일), 5월 황금 연휴 등 수요 증가 요인이 겹친 영향이다.
닭고기 1㎏ 소매가(중품 기준)는 이달 들어 5800원대와 5900원대를 왔다갔다하며 불안한 모습이다. 9일 가격은 5878원으로 평년과 1년 전보다 각각 4.4%, 10.9% 높다.
전날까지 H5N8형 고병원성 AI로 확진된 농가는 제주(6), 부산(기장 2), 전북(군산 1, 익산 1), 경기(파주 1), 울산(남구 1, 울주 2), 경남(양산 1) 등 6개 시·도, 8개 시·군, 15개 농장이다. 155개 농가에서 가금류 18만3000마리가 살처분됐다. 고병원성 확진이 점점 늘어나며 악몽을 재연하는 분위기다.
지난해 겨울에서 올해 봄까지 나온 AI 확진 판정은 모두 383건이었는데, 해당 기간 살처분된 닭, 오리 등 가금류는 3787만마리에 이르렀다. AI 사태가 한창이던 1월 중순 달걀 한 판 소매가는 9500원대까지 치솟은 바 있다.
이 밖에 오리 ·돼지고기 가격 역시 심상찮아 ▶관련 기사 닭·오리·돼지고기 다음달에도 "高!"…안 잡히는 축산물 가격(종합) 당분간 서민들 한숨 소리는 잦아들지 않을 전망이다.
축산물 가격은 이미 전체 소비자 가격 상승률을 이끌 정도로 높은 수준이다. 통계청이 지난 1일 발표한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축 ·수산물, 과일 가격 상승세로 인해 지난해 같은 달보다 2% 올랐다. 농 ·축 ·수산물은 6.2% 뛰어 올해 1월(8.5%) 이후 가장 큰 상승률을 나타냈다. 전체 물가를 0.48%포인트 상승시켰다. 특히 축산물 물가는 11.6% 올라 2014년 6월(12.6%) 이후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달걀은 67.9%, 닭고기는 19.1%, 돼지고기는 12.2% 올랐다.
더 큰 문제는 무더위, 가뭄 등 다른 물가 관련 악재도 산적해 있다는 점이다. 충남 서부와 경기 남부 등을 중심으로 가뭄이 심화함에 따라 정부는 피해 지역에 가뭄 대책비 166억원을 추가 지원키로 지난 1일 결정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은 배추, 무, 마늘 등 주요 채소류 가격이 이달 하향 안정세를 보일 것이라고 관측하면서 가뭄을 변수로 지적했다. 과거 사례를 돌아보면 대체로 가뭄 발생 후 적어도 3개월 이상 농·축·수산물과 소비자물가가 상승했다.
오종탁 기자 ta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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