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그럴까? 필자는 단말기 완전자급제 도입시 긍정적 효과보다는 부정적 효과가 더 클 수도 있다고 본다. 우선 제조업체간 경쟁으로 단말기가격이 하락한다는 주장을 살펴보자. 다수의 단말제조사가 치열한 경쟁을 펼치는 미국 등 선진국시장과는 달리 국내시장은 삼성전자가 70% 정도의 점유율을 가진 사실상의 독점시장이다. 따라서 제조사간 경쟁을 통한 단말가격 인하보다는 독자유통망 구축이 어려운 외산폰의 경우 아예 시장에서 퇴출될 가능성이 높다. 두번째 기대효과는 통신사업자간의 경쟁으로 요금이 인하된다는 것이다. 이론적으로는 단말보조금을 쓰지 않는 만큼의 요금인하 여력이 생기는 것은 맞다. 그러나 요금제는 쉽게 모방할 수 있기 때문에 경쟁무기로서 위력적이지 않다. 이통사들이 경쟁적으로 요금을 인하하기보다 서로 유사한 요금제로 수익을 보전하려 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특히 선택약정할인율 인상과 향후 예상되는 보편요금제 도입 등으로 인한 수익감소를 메꾸기 위해 암묵적 담합으로 이익확보를 추구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생각된다. 세번째 기대효과는 유통구조의 투명화로 마케팅비용이 줄고 고객편익이 늘어난다는 것이다. 그러나 유통이 단말판매와 서비스가입으로 이원화되면 유통구조가 오히려 복잡해지고 이에 따라 전체 유통비용은 오히려 더 늘어날 수도 있다.
단말자급제는 분명 장점이 있다. 그러나 법적조치로만 실현가능한 것은 아니다. 지금도 선택약정할인제로 인해 자급제 시장은 커지고 있으며, 향후 분리공시제를 도입하면 제조사 보조금이 명확해져 출고가 인하 유도가 가능해진다. 그만큼 자급제 시장은 더 활성화 될 수 있는 것이다. 즉 완전 자급제라는 강제조치를 취하지 않아도 자급제의 편익은 여타 제도 보완으로 실현이 가능한 것이다.
김연학 서강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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