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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 4차산업혁명을 위한 사고의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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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영우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전문위원

배영우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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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익숙한 경험과 사고로 모든 것을 인식하려는 경향이 있다. 새로운 관점에서 보는 사람들에게는 쉬운 혁신이 이런 틀에 갇힌 사람들에게는 어렵게 된다. 인공지능으로 극복하고자 하는 주요 사안 중에 사람이 저지르는 인지적 해석적 편향이 있다. 사람이 아는 것과 경험한 것이 많으면 많을 수록 그것에 의해 왜곡되고 편향될 수 있다. 특정 영역의 전문가일수록 이런 편향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

19세기 영사기가 발명되고 영화 촬영과 영사기술이 탄생돼 만들어진 영화를 보고 사람들은 신세계를 경험하고 큰 충격을 받았다. 이 기술에 매료돼 많은 작품이 만들어졌지만 한동안 같은 각도에 비슷한 화면을 보여주는 수준이었다. 지금과 같은 다양한 촬영 기법과 기술이 나오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이것은 사고의 전환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인공지능에 대한 접근도 다르지 않다. 인공지능에 관한 강연을 하고 청중의 의견을 들어보면, 인공지능이 최근에 느닷없이 나온 기술로 아는 사람들이 여전히 많다. 그리고 영화에서 봤던 여러 유형의 인공지능을 떠올리면서 과대 평가하는 경향도 여전하다. 그래도 변화하고 있는 것은 어떻게든 인공지능을 이용해 비즈니스에 활용해야겠다는 절박감이 보인다는 점이다. 이것은 기술이 무르익었다고 판단했다기 보다는 비즈니스 환경이 변화했기 때문이라고 보는 것이 합당하다.
광고에서 인공지능을 탑재한 제품을 경험하는 것은 이제 익숙하다. 스피커는 물론 백색 가전에 탑재된 사람과 대화가 가능한 것처럼 보이는 제품들과 챗봇, 자율주행차 소식은 인공지능에 대한 인식 변화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 우려할 부분은 급하다는 데 있다. 과거의 따라하기 습관이 강하다. 그래서 성공 사례를 우선적으로 찾는다. 전세계적으로 심층신경망 등 발달된 학습 시스템으로서의 인공지능을 본격적으로 비즈니스에 적용하기 시작한 것은 얼마 되지 않았다. 1990년대에 음성인식 제품들은 많은 기대를 갖고 사용자 경험을 획기적으로 바꿀 것으로 예상했으나 실제 사용 환경에서 인식율은 너무 떨어지고, 사용자의 음성을 녹음해 학습을 시켜줘야 하는 빈약한 사용자 경험 디자인 때문에 시장에서 사라졌다. 지금은 심층신경망을 적용한 인공지능으로 사람보다 더 음성을 잘 인식하는 제품으로 화려하게 복귀했다.

지금은 특정 사례를 찾아서 모방하기 보다는 관점을 바꿔 보는 것이 더 필요하다.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를 정의하고 그 문제를 해결하는데 적합한 기술을 조합해 적용해야 한다는 기존 IT적 접근에서 진일보해 다른 관점에서 새로운 기회를 발굴하는 것이다. 이것은 4차산업혁명기술로 어떤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지를 탐색하는 것보다 아예 어떤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 낼 수 있을 지를 궁구하는 것이다. 문제 해결에 초점을 두면 기존 비즈니스 모델에 현재 드러난 문제를 해결하는 데 그칠 수 있기 때문이다.

파괴적 혁신의 저자인 클레이튼 크리스텐슨이 주장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할 때 기존 비즈니스 모델에서 시작하는 것은 금물이다"라는 것도 이런 점을 강조하고 있다. 4차산업혁명은 과거에 상상하던 이상적인 모델도 실현 가능하다. 전자의무기록을 활용해 의료의 수준을 획기적으로 높이기 위한 열망은 우리에게는 아직도 실현되지 못한 미완의 영역이다. 하지만 에스토니아 정부는 블록체인을 활용한 모델을 국가 차원에서 실현했다. 특정인의 전자의무기록을 블록체인에 기록하면 그 기록은 그 특정인과 허가를 받은 사람에게 전세계 어디에서든 접근이 가능하다. 이제 사고의 전환으로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찾아내는 노력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이러한 때 더욱 더 다양한 관점을 수용하는 젊은 인재들의 활약이 기대된다.
배영우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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