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포럼]남·북·미, 평창올림픽 위해 적극 협력해야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박정진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박정진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원본보기 아이콘
올해 남북관계는 대결이 지속된 한 해였다. 핵보유국 대 북핵불용의 충돌로 시작됐다. 북한은 핵보유 의지를 천명하며 경제ㆍ핵 병진노선의 지속적인 추진을 강조했지만 박근혜 정부와 새로 출범한 문재인 정부는 북핵 불용의 원칙을 확고하게 준수한다고 천명했다. 핵능력 강화 대 억지력 강화의 공방도 치열했다. 북한은 미국의 위협에 대한 체제와 존엄 수호를 위해 핵능력 강화조치를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문재인 정부는 대북억지력 강화를 위해 미국의 전략자산을 순회배치하고, 탄두중량 2톤 이상의 고위력 탄도미사일 개발과 핵추진 잠수함 도입까지 예고했다.

남북은 대화ㆍ압박의 병행 대 양립 불가로 대립했다. 문재인 정부는 북한이 핵ㆍ미사일 도발을 중단한다면 조건 없이 대화에 나설 수 있다고 했고, 압박과 제재는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이끌기 위한 수단이라고 했다. 북한 도발 직후에는 대화할 때가 아니라고 태도를 바꿨다. 북한은 핵ㆍ미사일 개발 중단을 전제로 한 대화에는 응할 수 없음을 분명히했다. 제재ㆍ압박과 대화는 양립될 수 없으며, 제재ㆍ압박은 곧 대결이라 주장했다. 대화ㆍ교류 제의 대 무시 현상도 지속됐다.
문재인 정부는 적십자회담과 군사당국회담을 제의했고, 민간급 교류에 대해서 긍정적인 조치를 취하면서 대화제의의 유효성을 강조해왔다. 북한은 대화제의에 직접적인 거부 의사를 밝히지는 않고 소극ㆍ부정적 입장을 견지하면서 무시하는 태도를 취했다. 올해 남북관계는 핵보유 대 핵불용이라는 남과 북의 상충된 전략적 목표로 인해 당국 간 불신과 현안에 대한 입장차로 긴장 국면이 지속돼 왔다고 평가된다.

2018년도 남북관계는 전망하기가 쉽지 않다. 부정적 요인과 긍정적 요인이 혼재된 때문이다. 북한의 핵ㆍ미사일 같은 안보 이슈, 북미ㆍ미중관계와 같은 대외관계가 남북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대북 압박ㆍ제재에 의해, 서해 북방한계선(NLL)이나 육지 비무장지대(DMZ)에서의 우발 충돌과 같은 안보문제가 발생하면 대화ㆍ협력의 여지는 사라진다.

평창 동계올림픽이 남북관계 복원의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북한의 참가로 평화올림픽으로 자리매김된다면 독자적인 남북관계의 공간이 확보될 수 있다. 당사자인 남북이 한반도의 운전자로 나아갈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는 것이다. 북한은 내년에 공화국 창건 70주년을 맞는다. 당 기능을 정상화시켰고, 핵무력 완성이라는 유훈을 관철했다는 점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우상화 작업은 속도를 낼 듯하다. 백두위인 칭송 준비위원회를 통해 김 위원장을 김일성ㆍ김정일과 동급으로 우상화하기 위한 선전선동에 박차를 가할 것이다. 국가발전전략을 제시하면서 자력갱생과 자강력제일주의에 토대한 생산성과 독려도 예상된다.
내년 2월 개최되는 평창 동계올림픽은 남북관계 국면전환의 새로운 계기가 돼야 한다. 북한은 올림픽 기간 유엔 휴전결의안에 서명했고, 유엔(UN)ㆍ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대화도 가졌다. 일본에서 개최된 동아시안컵 축구대회에도 참가했다. 올림픽은 체제와 존엄 문제와는 관계없고, 핵군축 문제와도 관계가 없다. 북한은 평창 동계올림픽에 조건없이 참가해야 한다.

한국과 미국도 유엔 휴전결의안에 서명했다. 정부는 유엔과 IOC의 요청을 받아들여 휴전기간 한미합동군사훈련 잠정연기를 미국과 논의하고 있는 듯하다. 북한의 올림픽 참가를 위한 환경과 여건 조성을 위해 한국과 미국이 면밀히 조율해야 한다. 2002년 월드컵 때처럼 서해상에서 남북이 무력 충돌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휴전결의안에는 한반도에서 군사적 행동을 금지하라는 목적성이 담겨있다. 남ㆍ북ㆍ미는 평창 동계올림픽이 평화올림픽이 되도록 적극 협력해야 한다. 남북관계 회복과 대화를 통한 핵문제 진전 소식으로 2018년 새해가 시작되길 기대한다.

박정진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6년 만에 솔로 데뷔…(여자)아이들 우기, 앨범 선주문 50만장 "편파방송으로 명예훼손" 어트랙트, SBS '그알' 제작진 고소 강릉 해안도로에 정체모를 빨간색 외제차…"여기서 사진 찍으라고?"

    #국내이슈

  • 美대학 ‘친팔 시위’ 격화…네타냐후 “반유대주의 폭동” "죽음이 아니라 자유 위한 것"…전신마비 변호사 페루서 첫 안락사 "푸바오 잘 지내요" 영상 또 공개…공식 데뷔 빨라지나

    #해외이슈

  • [포토] 정교한 3D 프린팅의 세계 [포토] '그날의 기억' [이미지 다이어리] 그곳에 목련이 필 줄 알았다.

    #포토PICK

  • 제네시스, 中서 '고성능 G80 EV 콘셉트카' 세계 최초 공개 "쓰임새는 고객이 정한다" 현대차가 제시하는 미래 상용차 미리보니 매끈한 뒤태로 600㎞ 달린다…쿠페형 폴스타4 6월 출시

    #CAR라이프

  • [뉴스속 인물]하이브에 반기 든 '뉴진스의 엄마' 민희진 [뉴스속 용어]뉴스페이스 신호탄, '초소형 군집위성' [뉴스속 용어]日 정치인 '야스쿠니신사' 집단 참배…한·중 항의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