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기일식은 보통 1년에 한 번 미만으로 일어나며 좁은 영역에서만 볼 수 있기 때문에 같은 지역에서 개기일식을 볼 수 있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이번 개기일식은 미국에서는 99년 만에 볼 수 있게 된 현상이다. 지구의 자전과 달의 공전으로 지구에 생기는 달의 그림자가 이동하기 때문에 한 지역에서 개기일식을 볼 수 있는 시간은 2분 정도이다.
과거에는 달이 지구에 더 가까이 있었기 때문에 개기일식을 더 자주 볼 수 있었다. 하지만 달은 지구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고, 이 때문에 약 6억년이 지나면 지구에서는 더 이상 개기일식은 볼 수 없게 된다.
개기일식은 과학자들에게는 중요한 기회다. 태양의 채층과 코로나 등을 연구하는 사람들에게는 특히 그렇다. 태양 대기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유일한 기회여서다.
개기일식이 일어나는 약 2분 동안은 별을 관측할 수 있을 정도로 깜깜한 밤처럼 된다. 태양이 달에 완전히 가려지는 순간과 어둠의 시간, 그리고 다시 태양이 등장하는 순간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감동적이어서 평생 그 느낌을 간직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그래서 비교적 여행이 편리한 미국에서 일어나는 이번 개기일식에는 전 세계에서 많은 관광객이 몰려들 것으로 예상된다.
개기일식을 보기 위해 외국으로 여행을 가는 것이 쉽지 않은 사람들은 우리나라에서 개기일식을 볼 수 있는 기회는 없나 궁금할 것이다. 다행히 없지는 않다. 2035년 9월2일 한반도에서 개기일식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남한에서는 불가능하고 평양을 포함한 북한 지역만 해당된다고 한다. 통일까지는 아니더라도 그때는 적어도 북한 지역을 어렵지 않게 여행할 수 있는 상황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이강환 서대문자연사박물관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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