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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앤비전]파리기후협정과 우리의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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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춘승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상임이사

양춘승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상임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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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가 더워지고 있다고 한다. 사실 지난 8월은 너무 더워 매일 밤이 고역이었다. 몇 해 전인가 온실가스 줄이겠다고 에어컨을 없앤 게 후회되기도 했다. 이제는 모든 국민이 기후변화가 진짜로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어느 정도 깨달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난 수 세기 동안 과학자들은 이미 이런 기후변화를 예측하고 이에 대한 대비를 주장해왔다. 그 결과 작년 파리에서 개최된 제21차 유엔기후변화협약당사국회의에서 지구의 평균 기온 상승을 산업혁명 이전 대비 섭씨 1.5~2도 이하로 묶고 이를 위하여 각국이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스스로 설정해 이를 이행하자는 파리기후협정에 합의한 바 있다.
이후 파리기후협정을 단순한 말잔치가 아니라 실질적 구속력을 가진 국제조약으로 만들려는 노력이 확실해지고 있다. 특히 며칠 전 중국 항저우에서 열린 G20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과 중국 두 나라 정상이 남중국해 문제나 한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등 여러 문제로 대립하고 있음에도 파리기후협정의 비준을 확인한 점은 커다란 의미가 있다. 이 협정은 55개국 이상이 비준하고 이들 국가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세계 전체의 55%를 넘으면 발효하게 되어 있는데, 세계 총 배출량의 38%를 차지하는 미국과 중국이 비준함으로써 파리협정은 올해 제22차 모로코 기후협약당사국회의까지는 발효 조건을 충족할 가능성이 무척 커진 것이다.

이와 때맞춰 두 나라에서는 구체적인 국가 대책이 등장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1만여 기업이 참여하고 연간 40억t의 온실가스 배출권이 거래되는 240억달러에 달하는 세계 최대의 탄소거래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또한 미국 연방조달청(US General Service Administration)이 최근 미국 정부의 조달에 참여하는 일정 규모의 기업들에게 온실가스 관련 정보를 공개하고 배출량을 줄이도록 요구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고, 미 해군(US Department of Navy)이 군납 업체들에게 온실가스 관련 경영정보를 제출하도록 요구하고, 이를 평가한 점수를 공개하기로 결정하는 등 아주 구체적인 대응이 속속 발표되고 있다.

우리 정부도 파리협정에 대한 대응으로 2030년까지 통상의 배출전망치(BAU) 대비 총 37%만큼 국내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거나 해외에서 배출권을 구매하겠다는 목표를 유엔에 제출한 바 있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2030년 배출량을 1990년 대비 81% 증가한 5억3600만t으로 관리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정도 감축으로는 파리협정의 목표 달성이 불가능하고, 지구의 온도가 섭씨 3~4도 정도 상승하는 '부적절한' 수준이라는 비판이 국제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이 정도 목표라도 제대로 달성할 실행 계획을 가지고 있는지 의문이라는 점이다. 정부 정책의 중심은 여전히 저탄소 사회를 추구하기보다는 화석연료에 대한 의존을 심화시키고 있다는 느낌을 주고 있다. 만약에 정부가 국제적으로 약속한 온실가스 감축 약속을 지킬 생각이 있다면, 지금이라도 미국처럼 정부 조달시장에서 참여자들의 온실가스 경영 정보를 공개하고 이를 평가에 반영하고, 상장 기업들의 온실가스 경영정보 공시를 의무화하는 등의 구체적 저탄소 정책을 진지하게 검토할 것을 제안한다.

미래 세대를 위하여 그리고 국제적 신뢰를 확보하기 위하여 파리기후협정에 대한 우리 정부의 정책은 보다 신뢰성 있고 구체적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정책 당국의 분발을 촉구한다.

양춘승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상임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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