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교육과정이 잘 안착되기 위해서는 고등학교 교육에 실제적 영향력을 미치는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바뀌어야 한다. 특히 수능의 과목구조와 출제 범위가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학생들의 잠재력을 일깨워주는 수업이 이뤄질지 아니면 수학 등 일부 과목의 문제풀이에 급급한 수업이 될지가 사실상 정해질 것이다. 이제 곧 수능 개편안 발표를 앞두고 있다. 이해관계자 모두를 만족시키기가 쉽지는 않겠지만 적어도 중요하게 고려되어야 할 원칙들은 있어야 한다.
둘째, 학생들의 자율적 선택권이 존중되어야 한다. 학생의 선택에 따라 다양한 교과목을 이수하면서 진로와 적성에 따른 능력을 키워 가려면 특정과목을 많이 이수해야 하는 교육과정이 되어서는 안 된다. 국어와 수학에서 각각 공통형 과목과 선택 가능한 과목으로 구분한 것('공통ㆍ선택형' 도입)은 학생들의 학습 부담을 늘리지 않으면서 다양한 교과 선택권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다. 물론 교과마다 공통ㆍ선택형으로 분류하는 것에 첨예한 대립이 예상되나 학생 입장에서 선택권의 확장은 더욱 다양한 교육 내용의 보장으로 연결될 것이다. 언어와 매체, 기하, 과학Ⅱ 등은 수능 출제 범위에서 빠져도 대학은 학교생활기록부를 통해 학생의 선택과목의 이수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수능의 출제 범위는 원칙적으로 일반선택과목 수준이어야 한다. 통합사회, 통합과학과 같이 1학년에 편성되는 공통과목이 수능의 시험 범위에 포함될 경우 사실상 그 과목을 3학년까지 반복학습을 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2~3학년에 편성되는 진로선택과목은 학생들의 진로적성과 희망에 따라 개별적으로 학습하는 과목인데, 이를 수능에 전부 출제하는 것은 현실적으로도 매우 어렵고, 자유로운 과목 선택이라는 애초의 취지에도 어긋난다. 물론 과목별로 더 상세한 검토가 필요하겠으나 원칙적으로 수능은 일반선택과목 위주로 출제해야 한다.
변순용 서울교육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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