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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기대되는 '벤처기업투자신탁'의 재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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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준 금융투자협회 본부장

신동준 금융투자협회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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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기업, 코스닥상장 중소ㆍ중견기업에 투자하는 펀드에 대해서 공모주를 우선배정하고, 해당 펀드 투자자에게는 소득공제혜택을 부여하는 '벤처기업투자신탁'이 다음 달 출시를 앞두고 있다. 주식을 통해 조달되는 안정적이고 우량한 자금을 벤처기업에 공급하는 동시에, 해당 펀드에 투자하는 국민들에게는 벤처기업 성장의 과실을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바람직한 선순환구조가 형성되는 것이다.

조금 늦은 감은 있지만, 정말 잘한 일이라고 본다. '벤처기업투자신탁'은 새롭게 도입된 제도가 아니다. 1997년에 벤처기업에 대한 자금지원 목적으로 도입이 되었지만, 과도하게 '직선적인 접근법'으로 그동안 단 1개의 펀드만이 출시된, 철저하게 잊혀진 제도ㆍ상품이었다. 이를테면 펀드자금의 50% 이상을 6개월 이내에 벤처기업 신주에 투자하도록 의무화함으로써, 투자대상 기업의 '성장성' 판단을 과도하게 제약하는 등의 현실적 문제가 크게 작용했었다. 이번 제도개선은 투자대상 기업을 벤처기업 해제후 7년이 경과되지 않은 중소ㆍ중견기업까지 확대하는 등 현실과 유리된 기존의 한계를 보완하는 실용, 타협, 융합의 시도라고 본다.
필자는 이 제도, 상품의 성공을 예감한다. 현재 FIFA 랭킹 1위, 독일축구의 성공과정과 많은 부분이 닮아 있어서다. 2000년까지 독일 축구는 순수 독일 혈통의 선수 그리고 힘에 기반한 축구를 구사했지만, 1998년 월드컵 8강 탈락, 유로2000 전패(全敗)라는 한계에 봉착했던 시기가 있었다. 이때 독일은 대표팀의 순혈주의를 과감하게 버리고, '경기력'이라는 목적에 충실할 수 있도록 패스게임과 같이 기존의 독일축구와 다른 축구DNA를 가진 이민자출신 선수들을 대거 영입했다. 클로제, 포돌스키, 보아텡 같은 세계적 선수들을 이 시기에 영입한 것이다. 2002년 월드컵부터 시작된 우승, 준우승 각 1회, 4강 2회라는 압도적인 경기력은 실용과 융합을 추구하고 새로운 DNA를 적극적으로 수용한 결과에 기인한 것이다. 새롭게 탄생한 '벤처기업투자신탁'은 펀드 운용에 필수적인 투자자산의 환금성, 적정규모의 자산군(群) 등을 심각하게 훼손했던 '50% 이상 신주'를 이제는 고집하지 않는다. 벤처기업에 대한 자금공급이라는 목적만을 바라보았던 시장과 유리된 직선적인 접근법이 '순혈주의 독일'이라면, 구주(舊株), 중소ㆍ중견기업이라는 새로운 DNA를 가미한 새로운 '벤처기업투자신탁'은 '실용주의 독일'에 해당한다고 본다.

펀드시장은 연평균 9.7%씩 성장하면서 운용자산규모가 1030조원을 상회하고 있다. 자산운용업계는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투자대상을 끊임없이 모색하고 있다. 반면에 벤처기업이 필요로 하는 모험자본의 공급부족은 어제오늘 일이 아닌 만성적인 질환에 가깝다.

자금의 수요와 공급이라는 방향성 측면에서 양측은 잘 맞는 짝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서로의 간극은 매우 크다. 그동안에는 어느 일방의 양보 또는 희생을 통해 이 간극을 메우려 하지 않았나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새로운 '벤처기업투자신탁'은 서로가 짝이 될 수 있다는 확신을 전제로, 서로의 DNA를 조금씩 나누는 실용과 융합이 의미 있는 그리고 기대되는 첫걸음이다.
신동준 금융투자협회 집합투자서비스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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