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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고연전 ②] 세계 명문대 라이벌 '우정과 경쟁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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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연세춘추'에 따르면 1960년 정기전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엉겁결에 독수리가 연세대의 상징이 됐다. 총학생회장 채희철씨가 연세춘추 편집국장 박희도씨에게 연세대의 상징으로 내세울 만한 것을 물었고, 박 편집국장은 호랑이가 이길 수 없는 유일한 동물로 독수리를 떠올렸다. 사자가 낫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시간에 쫓겨 일단 독수리로 하고 다시 의논하기로 했다. 그런데 독수리를 한 번만 사용하고 다시 바꾸기도 애매해 결국 독수리로 굳어졌다.

고려대가 호랑이를 상징으로 정한 시점은 명확하지 않다. 고려대 커뮤니케이션팀 관계자는 "일제강점기에 보성전문학교(고려대의 전신) 응원 깃발에 호랑이 그림을 넣었다. 1934년 현재 안암동에 처음 본교 건물을 지을 때도 본관 건물에 호랑이를 상징으로 사용했다. 관행적으로 계속 사용하다가 공식적으로 기록으로 남긴 것은 1958년 교기에 호랑이를 넣으면서부터"라고 설명했다.
두 대학은 상징물을 정하는 과정에서 드러나듯, 오랜 자존심 대결을 통해 발전을 도모했다. 정기전도 마찬가지다. 공정한 규칙이 존재하는 스포츠를 통해 결속을 다지고 승부를 통해 아량을 베풀고 승복하는 자세를 지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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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전의 역사는 1925년 보성전문학교와 연희전문학교(연세대의 전신)의 정구대회로 거슬러 올라간다. 하지만 일제 치하와 광복 후 혼란으로 매년 두 학교의 체육 교류가 이뤄지지는 않았다.

정기전은 야구와 축구, 농구, 럭비, 아이스하키까지 다섯 종목을 해 승부를 가린다. 1965년부터 이 체계로 시작했다. 올해가 52주년이며 횟수로는 마흔일곱 번째(1971·1972·1975·1980·1983·1996년 미개최)다. 종합전적도 18승10무18패로 팽팽하다.
스포츠를 통한 유명 대학의 자존심 대결은 세계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영국 옥스퍼드대와 케임브리지대의 라이벌 경기가 대표적이다. 연세대와 고려대가 연고전, 고연전으로 치고받듯 옥스퍼드대와 케임브리지대도 '옥스브리지'와 '켐퍼드'라는 명칭을 두고 으르렁댄다. 특히 두 대학이 매년 봄에 하는 조정 경기가 유명하다. 영국 런던의 퍼트니에서 모틀레이크 사이 6.8㎞ 구간을 경주하는 이 승부를 보기 위해 20만명 이상이 템스강 주변에 모인다. 옥스퍼드대와 케임브리지대의 조정 경기는 1829년 처음 시작했다. 1856년부터 연례행사로 자리 잡았다. 2015년부터 여성 조정 경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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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동부 지역 여덟 개 명문 대학을 뜻하는 아이비리그는 원래 이들 대학의 풋볼 리그를 뜻한다. 이들은 1954년부터 매년 한 차례씩 풋볼 경기를 하기로 정했다. '아이비리그 협정'이다. 특히 하버드대와 예일대가 라이벌 의식이 강하다. '더 게임'으로 불리는 두 학교의 풋볼 경기는 아이비리그 협정보다 앞선 1875년부터 시작됐다. 예일대는 파란색, 하버드대는 빨간색 티셔츠를 입고 응원한다.

일본에서는 와세다대와 게이오대가 대항전을 한다. 조정, 럭비, 축구 등 여러 종목에서 경쟁하지만 야구가 가장 주목을 받는다. 1903년 11월5일 와세다대가 게이오대 야구팀에 먼저 도전장을 보냈고 게이오대가 이를 받아들여 11월21일 첫 경기가 열렸다. 게이오대가 첫 대결에서 11-9로 이기자 자존심이 상한 와세다대는 1905년 야구의 본고장인 미국으로 부원들을 전지훈련 보냈다. 지금은 아이비리그처럼 규모가 커져 여섯 개 대학이 리그전을 하고 있다. 리그의 마지막 경기는 언제나 와세다대와 게이오대의 대결이다. 두 학교의 전통을 지켜주는 의미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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