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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터삶터] 겨울 옷 속의 공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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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로 푸르덴셜생명 이그제큐티브 라이프플래너

이명로 푸르덴셜생명 이그제큐티브 라이프플래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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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월요일, 11월 7일이 24절기 중 입동(立冬)이었습니다. 겨울이 왔다고 날씨까지 갑자기 추워졌으니 옷 장 속에 깊숙이 놓여 있던 겨울 옷을 꺼내 입게 되었습니다. 정확히 1년 만에 꺼내 입은 겨울 외투. 그런데 놀라운 일이 저에게 발생했습니다. 우와!!! 5만원 짜리 지폐 한 장이 안주머니에서 잠을 자고 있었습니다. 로또에 담청되면 이런 기분일까요? 생전 처음 겪어보는 완전 기분 좋은 횡재수!!! 글을 읽고 계시는 여러분도 이런 경험 갖고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완전 '대박'이었습니다.

그런데 이성적으로 따져 본다면 1년 만에 발견한 5만원짜리 지폐에 기뻐해야 할 것이 아니라 화를 내거나 짜증을 내야 합니다. 만약 그 돈이 은행에 있었으면 이자가 붙어 있을 것이고, 1년 전에 사용했더라면 지금보다 훨씬 가치 있게 사용되어질 수 있었을 테니까요. 화폐의 현재가치만 따진다면 작년보다 물가가 올라갔으므로 지금보다 1년 전의 그 돈이 좀 더 많은 물건을 살 수 있었을 것입니다. 이런 논리적인 정황에도 불구하고 저는 그날 짜증 대신 '공(空)돈'의 기쁨을 만끽했으며 한 주일 내내 기분 좋은 시간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고객들의 재무 상담을 하다 보면 나이에 따라 연금보험(노후준비)에 대한 생각이 극명하게 대비됩니다. 이제 막 취업을 했거나 30대 초반의 청년들은 연금을 이야기하면 '현재가치'를 내세우면서 투자에 포커스를 맞추려 합니다. 그들이 주장하는 것은, 수 십 년 넣은 돈이 낮은 금리로 운용되는 연금보험이 그때 가서 무슨 가치가 있냐 하면서 투자를 통해 더 많은 돈을, 빠르게 벌 수 있을 것이라 생각을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마흔 살 근처의 선배들을 상담하다 보면 그런 생각은 크게 달라져 있습니다. 투자를 해서 성공할 확률이 낮은 것도 낮은 것이지만, 성공했다 하더라도 그 돈이 그때까지 남아 있지 않았다는 것을 그때서야 깨달은 것입니다. 그리고 이제 직장생활 마음 편히 할 수 있는 기간이라고는 고작 10년밖에 남지 않았으니 연금보험이라도 들어 놨어야 하는데 하면서 후회를 하시는 분들이 많은 것이 현실이니까요. 돈의 현재가치는 이성이지만, 그 이성이 현실에서 인정받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너무 많습니다. 인간의 심리는 돈이 있으면 먼저 쓰고 싶고, 뒷일보다는 현재에 집중하기 때문에 '견물생심'이라고 결국 쓰고 싶은 유혹에 굴복하는 게 대부분입니다.

미래(노후준비)를 대비한다고 해서 지금 벌고 있는 모든 돈을 노후를 위해 모두 미뤄 놓아야 한다는 것이 아닙니다. 소득이 없어질 은퇴 이후의 시기를 위해 지금 사용할 가능성이 높은 돈의 일부를 쓰지 못하게, 강제로 적립해 놓자는 의미입니다. 돈이란 것이 갖고 있으면 쓰게 될 것이고, 안 쓰려고 유혹에 버티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은퇴 후에, 나이 60이 되었을 때(어떤 분은 더 일찍 은퇴하실 수 있으니 55세여도 상관이 없습니다) 마치 겨울 옷처럼 꺼내 입을 옷의 주머니에 강제로 미리부터 넣어두는 것이 현명한 은퇴 준비일 수 있는 것입니다. 1년 만에 꺼내 입은 옷에서 나온 5만원도 이렇게 기쁜데, 소득이 없어진 은퇴 후에 나오는 돈이라면 제가 느꼈던 기쁨보다 몇 배는 큰 행복감을 느끼게 해줄 테니까요.
이명로 푸르덴셜생명 이그제큐티브 라이프플래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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