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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칼럼] 튼튼한 근육, 노년 건강의 파수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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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수록 근력이 떨어지고 힘이 없어지는 것은 당연한 일로 인식돼왔다. 나이가 들어 어쩔 수 없는 현상이라고 생각해 방치하다 보면 어느 순간 지팡이를 짚고, 휠체어에 앉아 있거나 꼼짝 못 하고 누워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뼈가 약해지고, 그로 인해 작은 충격에도 골절이 오는 골다공증이 무섭다는 것을 이제는 누구나 알고 있지만, 골다공증을 질병이라고 인식하고 본격적으로 치료하게 된 것은 불과 20여년밖에 되지 않는다.

우리 몸은 뼈와 살로 이뤄져 단순히 뼈만이 아니라 살에 해당하는 근육도 중요하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근육은 개인차가 워낙 크고, 예비능이 커 웬만큼 줄어서는 알기 어려워 근감소증에 대해서는 질환이라고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면 도대체 근육이 얼마만큼 줄어들어야 근감소증이라고 할 수 있을까. 먼저 근감소증의 정의, 진단 기준이 정해져야 하는데, 근육량과 근력을 나타내는 측정 지표가 다양해 아직 공식적으로 합의된 기준이 없다. 또 인종 간의 차이도 무시할 수 없어 유럽인의 기준을 아시아인에게 그대로 적용하기 어려운 점도 있다. 다행히 최근 아시아 근감소증 연구 그룹에서 제안한 기준으로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근감소증을 진단하고, 데이터들이 축적되고 있다. 2017년부터는 근감소증이 공식적인 질병으로 인정돼 질병분류코드가 새로 생겼고, 이전보다 정확한 기준으로 진단하고 치료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다.
국내에서도 근감소증 관련 연구가 다수 발표돼 있다. 최근 필자의 연구팀이 강원도 평창에서 2014년부터 3년간 진행한 연구 결과를 보면, 근감소증이 있는 노인의 경우 사망하거나 요양병원에 입원하게 될 확률이 남자는 5.2배, 여자는 2.2배로 크게 증가했다. 또 근감소증이 있으면 사망이나 요양병원 입원 전 상태인 일상생활 능력이 떨어지는 장애 발생이 정상보다 2.15배 증가한다.
근감소증 진단에서 일차적으로 고려하는 것이 걸음이 느려지는 현상인 보행 속도 저하다. 보행 속도가 느려지면 악력이 줄어들고, 일상생활 기능 장애가 유의하게 증가하며, 우울 증상ㆍ인지 기능 장애가 늘어남을 평창코호트 연구에서 확인했다. 또 보행 속도가 느린 그룹에서 나이, 성별, 질병, 인지 기능 등을 보정하고 나서도 사망이나 요양병원에 입원할 가능성이 2.31배 증가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현재까지 알려진 근감소증 치료약제는 없으므로 예방이 좀 더 중요하다. 근력 운동, 양질의 단백질 섭취, 비타민D 보충이 가장 효과적이고 검증된 방법이다. 이를 위해서는 걷기, 달리기 등의 유산소 운동과 함께 근력 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좋다. 일본과 한국 노인을 비교한 연구를 보면 한국 노인은 주로 유산소운동을 하고 근력 운동은 거의 하지 않는 데 반해 일본 노인은 한국보다 유산소운동 시간은 짧지만 근력 운동을 좀 더 많이 한다고 알려져 있다. 단백질은 필수아미노산인 류신이 풍부한 음식을 섭취하는 게 중요한데, 주로 동물성 단백질이나 계란에 많이 들어 있으니 부족하지 않도록 섭취하는 것이 좋겠다.

근감소증은 단순히 기력이 떨어지는 것만이 아니라 전체적인 신체 기능 저하를 가져오고 우울증, 치매, 요양병원 입원, 성 기능 저하, 더 나아가 사망에 이르게 되는 무서운 질병이다. 그러므로 입원이나 급ㆍ만성기 질환에 의해 급격한 근육량 저하가 있는 경우에는 건강 악화와 사망률 증가의 신호일 수 있으므로 근감소증을 의심하고 조기에 병원을 찾아가보는 것이 필요하다.
이은주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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