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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칼럼]불멸의 뮤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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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 한국여성벤처협회장

이영 한국여성벤처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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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전 '남과 여'라는, 전도연, 공유 주연의 영화를 보았다. 두 사람은 핀란드의 어느 곳에서 우연이 만나게 된다 그리고 서로를 사랑하게 된다. 여자는 자신의 감정에 정직하기로 결정한다. 그것이 자신의 존재 자체에 대한 정직함이었기에. 그리고 남자는 본인을 둘러싼 모든 사회적 책임에 충실하기로 한다.그것이 그 남자가 사는 방식이었기에. 마지막 장면에 남자는 울음을 삼키고 여자는 서럽게 울었다. 그리고 그들은 헤어졌다. 필자는 이 마지막 장면을 보았을 때 왠지 모르게 카미유 클로델이 생각났다.

 로뎅의 뮤즈였던 까미유 클로델은 로댕보다 26살이나 어렸다. 조각에 천부적인 재능을 타고난 그녀는 로댕의 제자로 시작해 그의 조언자이자 작품 세계에 영향을 주는 뮤즈가 된다. 로댕의 작품은 카미유 클로델로 인해 큰 변화가 일어나고 둘의 사랑은 서로의 작품에 예술적 영감을 불어넣었다. 그 결과 로댕은 사회적 성공과 명예를 거머쥔 불멸의 예술가가 되었고 까미유 클로델은정신병동에서 생을 마감한다. 천재였지만 수동적이었던 그녀는 자기 삶의 주인공이 되지 못하고 희생자가 되었다.
 키스로 유명한 황금빛의 화가 클림트의 정신적 사랑이었던 에밀리 플뢰게.빈 전체에 가십거리가 될 만큼 여성편력이 대단했던 클림트가 1918년 심장 발작으로 죽음을 눈 앞에 둔 순간 찾았던 여인의 이름은 바로 에밀리 플뢰게였다. 글자 혐오증으로 읽는 것도 쓰는 것도 원치 않았던 클림트가 일생 동안 에밀리에게 보낸 서신은 무려 400장이나 된다. 에로티시즘 화가였던 클림트는 청순한 이미지로 다가오는 에밀리 때문에 끊임없이 다른 여자들을 육체적으로 만났고 동시에 에밀리를 끊임없이 정신적으로 사랑했다.에밀리 플뢰게!그녀는 미술사의 다른 뮤즈들과 달리 슬픔을 간직한 역설의 뮤즈다. 그러나 경제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성공한 의상 디자이너였던 에밀리 플뢰게는 주체적인 여성이었으며 자기 삶의 주인공이자 클림트의 단 하나뿐인 사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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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벨라. 교양과 통찰력 그리고 고전주의 예술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갖춘 벨라를 처음 만났을 때 샤갈은 "내 아내라는 것을 알았다"라고 회상했다. 샤갈의 아내이자 뮤즈였던 벨라는 샤갈 작품의 제목을 고르고 최종 완성을 확인하는 판정자였다. 샤갈은 벨라의 승인 없이는 작품에 사인을 하지 않을 정도로 그녀를 신뢰했다. 그녀에 대한 샤갈의 사랑은 그의 작품 속에 여실히 드러난다. 벨라가 떠난 후 9개월 동안 아무 것도 그리지 않았던 샤갈에게 벨라는 뮤즈를 넘어 조언자이자 멘토였다.

 20 세기 미술에 큰 족적을 남긴, 내가 사랑하는 초현실주의 화가 살바도르 달리. 달리의 뮤즈는 달리의 친구이자 유명한 시인 폴 엘뤼아르의 아내였던 갈라다. 러시아 출신인 갈라는 파리의 예술가들 사이에서 본명이 아닌 축제를 뜻하는 이탈리아어인 '갈라'로 불렸다. 파괴적인 기질과 함께 남성 편력까지 있었던 그녀는 당대의 예술가들과 자유분방한 사랑을 하며 그들의 예술적 영감을 끌어냈다. 그녀를 처음 본 순간 사랑에 빠졌던 달리는 그녀는 나의 뮤즈이자 천재이자 나의 삶이라고 표현했다. 달리는 그녀를 숭배했고 수 많은 작품에서 그녀를 그렸다. 갈라 역시 외로운 광인을 세기의 천재로 만드는 데 자신의 일생을 바쳤다. 그녀는 달리의 작품의 첫 번째 관객이었고, 조언자였으며, 모델이자 교주였다. 그녀는 주체적 여성을 넘어 달리의 삶 전반을 지배했던 여신이었다.

 내가 사랑한 이들 화가들 외에도 세계적인 예술작품이 탄생하는 데 기여한 뮤즈들의 수는 헤아리기가 힘들다. 한 사람을 향한 그녀들의 사랑은 그녀들의 연인들이 불멸의 예술을 창작하도록 영감을 불러 넣었으며 그들이 남긴 불멸의 작품들과 함께 불멸의 주인공들이 되었다.
 한 해가 간다. 불현듯 책장을 넘기며 든 생각! 여성들이 자기 스스로를 위한 뮤즈가 될 수 있다면 우리의 생이, 우리의 삶의 결과물들이 불멸이 되지 않을까?
 예전에 비해 일하는 여성들이 늘어나고 있고 결혼은 선택, 사랑은 필수인 시대상이 펼쳐지고 있다. 일이란 무엇인가? 우린 일을 통해 관계를 학습해 나간다. 또한 일을 통해 시간을 매니지먼트 하는 방법을 터득해 간다. 그리고 일을 하는 여정 속에 각자의 한계를 만나고, 투지를 보게 되며, 외로움과 절망 등과 같은 복병들을 만나면서 우리 자신의 본질적 자아와 마주하게 된다. 그리고 우리는 그 과정을 통해 성숙해진다. 그래서 일하는 여성은 아름답다. 바로 순간순간 자신의 삶을 살아가고 있고 진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2016년 12월의 마지막 주인 오늘! 대한민국의 여성 모두가 크든 작든, 그것이 어떤 형태이든, 자신이 사랑하는 자신만의 일을 갖기를 권한다. 그리고 그 일을 하는 동안 자신에게 사랑과 영감과 격려와 정신적 지지를 주는 진정한 뮤즈로 거듭나길 바란다. 그 결과 스스로 불멸의 뮤즈이자 자기 인생 자체를 불멸의 예술로 만든 예술가가 되길 바래 본다.
 이영 한국여성벤처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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