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 앞부분을 읽을 적에는 '블루클럽'이 어느 후미진 도시의 변두리에 있는 그렇고 그런 술집 이름인 줄로만 알았다. 그랬는데 찬찬히 짚어 보니 그곳은 가격이 좀 싼 편이고 동네마다 있는, 주로 남자들이 가는 이발소였다. 그곳에서 시인은 이발을 하는 동안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고 싶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발사는 "한 달 동안 자란" "미망을 무심히 잘라 내어 바닥에 흩뿌릴 뿐", 이발이 끝나자 "냉정하게" "다시 캄캄한" 세상 속으로 시인을 돌려보낸다. '블루'는 우울하고 차가운 색이다. 나는 이 시를 읽고 나도 모르게 최백호가 부른 '낭만에 대하여'를 한동안 중얼거렸다. 왜인지는 알겠는데 쓰자니 참 슬프다. 채상우 시인
꼭 봐야할 주요뉴스
"야망 없고 열심히 일 안해" 2200조 주무르는 거물... 마스크영역<ⓒ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