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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진석의 몸으로 쓰는 이야기]헬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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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진석 문화부 부국장

허진석 문화부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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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멧(helmet)은 전투용 투구로부터 오늘날 소방수, 광부, 건설공사 인부, 폭동진압 경찰과 기동경찰, 풋볼ㆍ아이스하키 선수들이 사용하는 운동 도구에 이르기까지 종류가 다양하다. 물론 기본 기능은 외부의 타격으로부터 머리를 보호하는 것이다.

동계올림픽에 나간 우리 쇼트트랙 대표선수들도 헬멧을 쓴다. 경기를 할 때 좁은 링크를 빠르게 돌면서 심하게 몸싸움을 하기 때문에 다치기 쉽다. 헬멧을 써도 부상을 100% 피할 수는 없다. 여자 대표 김아랑 선수의 얼굴에 있는 상처도 경기 중 스케이트 날에 베어 생겼다.
김아랑 선수는 최근 헬멧 때문에 논란의 중심에 섰다. 지난 17일 1500m 결승에 나간 김 선수의 헬멧에는 '세월호 추모 리본'이 붙어 있었다.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 회원들이 '정치적 표현'이라고 비판했다. 작은 논란이 있었고, 20일 3000m계주 경기 때는 김 선수의 헬멧에서 리본이 사라졌다.

"쇼트트랙 국가대표 김아랑 선수가 노란 리본을 달고 나온 것을 발견했다. 한국에서 이것은 4년 전 사고인 세월호 사건에 대해 단순히 추모의 의미를 넘어 전임 대통령인 '박'에게 진실을 요구하는 도구로 사용되고 있다" (일간베스트저장소 이용자, '서울신문' 19일자)

"김아랑 선수가 문제의 헬멧을 계속 쓰며 다른 종목에서 메달을 딴 후 IOC(국제올림픽위원회) 규정 관련하여 문제가 제기된다면 선수 개인뿐 아니라 우리나라 이미지에도 큰 타격이 될 수 있는 사안이다. 그런데도 우리 체육당국이 소위 윗전 눈치나 보며 방관하고만 있어서 될 일인가?" (이철영 전 경희대 객원교수, '미디어펜' 19일자)
"김아랑 선수에게 묻고 싶다. 세월호 리본의 의미가 오로지 4년전 세월호 침몰에 대한 추모 뿐인가? 아니면 박근혜 정부의 책임도 함께 묻기 위함인가? 박근혜 정부 책임을 묻기 위함이 전혀 없는 게 맞나? 이 부분에 대해서는 명확한 답변을 듣고 싶다." (MBC 김세의 기자, '페이스북' 18일자 )

"세월호 리본을 달고 나왔던 김아랑 선수는 전라도 출신이라고 한다. 이 대목에 이르면 사람들은 또 장탄식을 내뱉을 수밖에 없다. 또 전라도라니, 대한민국의 흉흉한 일에 왜 전라도가 끼지 않는 데가 없는가." (김동일 칼럼니스트, '뉴스타운' 21일자 )

"김아랑이 자신의 헬멧에 붙인 '세월호 노란 리본'을 가렸다. 일베 회원들이 '정치적 표현'이라며 IOC에 신고하는 등 소동을 벌이자 논란의 소지를 없애기 위한 것이다. … 김아랑은 그동안 세월호 사건 추모를 위해 노란 리본을 달고 스케이트를 탔다고 한다." ('한겨레' 21일자)

"단체전이니까 더 신경 쓰였을 거다. 자기 때문에 쇼트트랙 대표팀 다른 멤버들의 메달이 박탈되는 아주 작은 경우의 수도 원하질 않았을 것 같다. 그래서 검은 테이프를 붙였을 것." (김아랑의 어머니 신경수씨, '스포츠서울' 22일자)

나는 그간의 일을 주욱 살핀 다음 페이스북과 카카오 톡의 대문사진에 리본을 다시 달았다. 세월호 희생자들은 아직 돌아오지 못했으며 앞으로도 오랫동안 그럴 것 같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때로 상처가 아물지라도 어떤 아픔은 영원히 남는다. 나에게 세월호 리본은 정치적인 표현이 아니다. 그 리본은 '끝까지 기다린다'는 다짐이다.

문화부 부국장 huhba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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