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드너는 생활 속의 작은 소재를 짧은 글에 녹여 삶에 대한 성찰로 연결하는 재주가 뛰어났다. 예술과 문화 현상에 밝은 그는 간결하고 쉬운 문장에 재치와 유머를 담아냈다. 베이비붐 세대라면 고등학교 국어교과서에 실린 가드너의 글을 읽었으리라. '모자철학(On the Philosophy of Hats)'이라는 수필에 가드너의 특징이 오롯이 고였다. 내용은 이렇다.
하지만 그는 다시 생각한다. '위인 중에 머리가 큰 사람이 더러 있기는 했다'고 인정하면서 비스마르크의 머리 크기(7과 4분의 1인치)를 예로 든다. 하지만 괴테가 '셰익스피어 이래 유럽에서 나온 가장 우수한 두뇌의 소유자라고 칭찬한 바이런은 머리가 작았고, 뇌가 대단히 작았다'고 반격한다. 중요한 것은 뇌의 크기가 아니고 그 회전의 빠름이라는 것이다.
머리, 곧 뇌의 크기는 지능과 얼마나 관계가 있을까? 현생 인류인 호모 사피엔스의 뇌 용적은 최근 20만 년 동안 1350㎤정도였다. 하지만 현생인류보다 열등했다는 네안데르탈인의 뇌 용적은 1600㎤나 된다. 인도네시아 플로레스 섬에서 발견된 호모 플로레시엔시스는 뇌 용적이 380㎤에 불과했다. 체격이 현생 인류와 비슷한 영장류의 뇌 용적(약 400㎤)보다 작다. 그러나 놀랍게도 불과 각종 도구를 잘 다뤘다고 한다.
가드너의 수필은 이렇게 끝난다. "우리는 각자의 취미나 직업이나 편견으로 물든 안경을 쓰고 인생의 길을 간다. 이웃 사람들을 자신의 자로 재고 자기류(自己流)의 산술(算術)로 계산한다. 우리는 주관적으로 볼뿐 객관적으로 보지 않는다. 즉 볼 수 있는 것을 보지 실제로 있는 그대로를 보지 않는다. 우리가 사실(事實)이라고 하는 그 다채로운 것을 알아보려 할 때 거듭 실패하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
문화부 부국장 huhba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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