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욱 충격적인 사실은 이어지는 폭로다. 유니세프ㆍ국제적십자위원회 등 내로라하는 국제구호단체에서조차 성폭력과 성스캔들을 고발하는 미투(Me too) 운동이 확산하는 모습이다. 지원이 끊길 것을 우려해 해당 국가에서조차 쉬쉬했던 참혹한 민낯이 이제서야 드러난 셈이다.
국내에서도 최근 기부ㆍ구호단체를 바라보는 시선은 차갑다. 온 국민을 경악케 한 '어금니 아빠' 이영학 사건이나 새희망씨앗의 횡령사건도 배경이 됐다. "당장 후원을 취소하겠다"는 지인의 전화에 옥스팜 관계자는 어떤 변명ㆍ설득도 하지 못했다고 한다. 일부 지인들은 "그래서 나는 기부단체에 절대 후원을 안한다"고 말한다. '해봤자 뭐하나'라는 불신이 다른 이들과 함께 하고자하는 '위드유(With you)'의 마음을 막아선 셈이다.
단 한마디도 하지 못한 관계자를 대신해 이야기하고 싶다. 일부 활동가의 비행이 전체의 신뢰 추락, 기부 중단으로 이어져서는 안된다. 여전히 굶주리는 수많은 사람들에게는 이들 구호단체들의 지원이 무엇보다 절실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영국의 소설가 마크 해던은 옥스팜 사태가 날로 확산되자 가디언의 칼럼을 통해 "아내와 나는 수십년간 옥스팜을 정기후원해왔다"며 "슬프고 화가 난다"고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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