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6년 7월 미국 에디슨전력회사 사장을 지낸 워커 시슬러 박사가 우라늄과 석탄을 담은 나무 상자를 들고 이승만 대통령을 찾았다. "우라늄 1g이면 석탄 3t의 에너지를 낸다. 석탄은 땅에서 캐는 에너지이지만 원자력은 사람의 머리에서 캐내는 에너지다. 한국처럼 자원이 적은 나라에서는 사람의 머리에서 캐낼 수 있는 에너지를 적극적으로 개발해야 한다." 시슬러의 말에 이 대통령은 1959년 원자력원을 발족하고, 미국 원자력 훈련기관에 학생 273명을 보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19일 '고리 1호기 영구 정지 기념행사'에서 탈(脫)원전을 공식 선언했다. 그러나 이를 실현하는 일은 만만치 않다. 우선, 탈원전으로 모자라는 에너지원을 당장 공급할 방법이 마땅치 않다. 태양열,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로 대체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전력 부족은 전기요금 상승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2022년까지 모든 원전 폐쇄를 결정한 독일의 경우, 노후 원전 8기를 가동중지하기 직전인 2010년에 비해 2015년에 가정용, 산업용 전기요금이 각각 21%, 25% 올랐다.
그동안 원전 국산화를 거듭하며 쌓아온 원전 건설·관리 기술과 인력, 경험도 모두 잃을 수 있다. 국내외 60개 대학 원자력 관련 교수 417명은 지난 5일 성명에서 "원전 운영과 건설로 지금까지 연간 36조2000억원의 생산유발, 9만2000명의 고용유발 효과가 발생했다"고 강조했다.
조영주 경제부 차장 yjc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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