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 상품 중심으로 판매…전체 객단가↓
[아시아경제 조호윤 기자]국내 대형마트들이 설 명절선물 사전예약 판매에서 쏠쏠한 실적을 올렸다. 성장둔화를 겪고 있는 대형마트 업계는 지난해 연말부터 내수절벽에 직면한 상황에서 명절선물세트 플러스 매출은 비교적 선전한 것이지만, 자세히 뜯어보면 '속빈 강정'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9월28일부터 시행된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금지에 관한 법(청탁금지법)의 영향으로 5만원 미만 선물세트를 중심으로 판매가 늘면서 객단가가 낮아진 까닭이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8일부터 이달 13일까지 진행한 이마트 설 선물세트 사전예약 판매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1.8% 늘었다. 5만원 미만의 선물세트 판매는 15.2 늘어난 반면, 5만원 이상은 9.5%가 감소했다. 전체 선물세트 사전예약 매출에서 5만원 미만이 차지하는 비중은 86%에 달했다.
롯데마트도 비슷한 분위기다. 지난해 12월5일부터 지난 15일까지 진행된 설 선물세트 사전예약 판매는 전년동기대비 9% 신장했다. 품목별 판매실적을 분석해 보면 5만원이 넘는 선물세트가 많은 한우 선물세트의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5.7% 감소한 반면, 5만원 미만의 구성이 많은 주류는 30.9%, 조미대용식품(햄ㆍ통조림 등)은 19.7%, 커피ㆍ음료는 8.5%가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축산 등 일부 고가 제품이 많았던 신선식품 선물세트에 대한 수요가 줄어 전체적인 객단가가 낮아졌다"며 "다만 대형마트의 경우 중저가 제품이 원래 많았던데다 백화점 수요까지 넘어와 3만~5만원대 선물세트 구성이 높은 카테고리는 판매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농축수산물을 주로 파는 농협유통도 마찬가지다. 가격대가 저렴한 가공부문의 판매만 늘어나 농가 입장에서는 큰 타격을 입었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농협유통은 지난해 12월23일부터 올해 1월13일까지 판매된 설 선물세트 사전예약 실적이 전년동기대비 25% 신장했다. 12일 가량 판매 기간을 늘린 것이 주효했다. 농협유통측은 사전예약 기간동안 선물세트를 저렴하게 구매하려는 고객들이 매년 증가하는 추세라 올해 판매기간을 연장해 진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조호윤 기자 hodoo@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