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동조합은 특히 경쟁과 대립을 넘어 지역내에서 상생과 협력의 가치를 발전시킬 수 있는 이기적 자본주의의 대안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심지어 외환위기 등 경제위기시에도 그 진가를 발휘한다. 이탈리아 볼로냐대학 자미니 교수는 "이탈리아 경제위기에도 불구하고 에밀리아 로마냐 지방이 피해가 적은데, 이는 지역을 살리는 협동조합이 존재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기업은 이윤추구가 목적이라 경제위기가 닥치면 기업체를 철수하는 분위기가 형성되는데, 협동조합은 이익을 지역사회에 투자하는 조직이므로 지역을 떠나지 않고 끝까지 지켜내게 된다"고도 했다.
시장에서도 그 진가를 발휘할 수 있다. 우선 지역내 치킨집 가게 주인들이 모여 구매전담 협동조합을 구성한다. 그리고 협동조합 명의로 지역 도계장에서 신선한 닭을 조달하고, 가까운 농협이나 농촌 등에서 소스 재료를 공급받으면 공동구매, 즉 협동의 힘을 극대화할 수 있다. 요즘 여러움을 겪고 있는 전통시장에도 활로를 모색할 수 있는 대안이 될 것이다. 상인들이 모여 협동조합을 구성해 기업협슈퍼마켓(SSM) 등에 대응하고 세무 및 법률 문제, 공동브랜드 등에서 공동의 힘을 발휘한다면 시장의 번영을 도모할 수도 있다.
즉 협동조합기본법을 통해 그동안 '사람이 먼저인 세상'을 만들기 위한 노력들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법적ㆍ제도적 장치가 마련됐다고 생각한다. 성북구도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지역사회 발전과 상생의 원동력이 될 수 있도록 노력을 아끼지 않을 예정이다.
아프리카 속담에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라는 말이 있다. 고도성장사회에서 중요시된 무한경쟁 중심의 축에서 이제는 동반성장 사회로, 즉 '함께'와 '더불어' 사는 삶으로 전환되는 성북구, 나아가 이런 상생과 발전이 함께하는 대한민국을 꿈꿔본다.
김영배 성북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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