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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경제 선순환, 민간 역량과 협력적 활동 강화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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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선진 경제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경기침체에서 벗어나 실업률이 감소하고 있지만 한국 경제의 고용과 성장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정치ㆍ사회적 요인을 제외하면 지난 10년간의 성장 둔화는 다음 두 가지로 집약해 설명할 수 있다. 대외적으로는 4차 산업 기술혁명과 중국의 제조 강국 부상을 들 수 있다. 4차 혁명과 중국의 도전이 예상을 뛰어넘는 속도로 진행되면서 한국 경제가 과거와 동일한 이노베이션 방식으로는 침체를 벗어날 수 없다는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다. 최근에는 세계무역기구(WTO)와 자유무역 체제의 동요, 지정학적 리스크 증대 등이 위협 요인으로 등장하고 있다. 국내적으로는 가계 부채와 인구 구조 변화, 소득 불균등과 청년 실업 등 이전에 경험하지 않은 현상들이 복지 수요 증대, 성장 잠재력과 생산성의 약화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지난 '10년간 성장 정체'를 유발한 요인들은 고도 성장기와는 달리 복합적이고 구조적이다. 전통적인 해법인 재정 지출 확대, 기술 개발 투자, 규제 완화, 기업 경쟁력 강화 등으로는 단기간에 해소될 수 없다.
한국 경제가 적정 성장과 복지 확충이라는 선순환 과정에 다시 진입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경제 프레임을 창안해 인내심 있게 기존 시스템을 바꿔나가야 한다. 정부가 비전을 정립하고 각계각층의 참여를 이끌어나가는 것도 매우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부분이 있다. 민간의 역량을 확충해 과거에 부족했던 '협력적 경제활동'을 확산시키는 일이다. 성장 정체 극복의 핵심 동인이 민간 역량에 있다는 사실을 재삼 강조하고 싶다.

4차 산업 혁명과 환경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민간의 신역량은 과거와는 질적으로 다르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협력적 경제활동'이 확산되기 위해서는 개별 경제 주체들이 다양한 경제사회 문제(생활 주변의 문제 해결에서 대형 투자 이슈까지)를 스스로 해결한다는 원칙 아래 논리적 분석과 디지털 기술, 토론 등을 활용해 공동으로 해법을 찾아가는 행동 양식이 우선 정립돼야 한다.
정부와 대기업에 의존해 모든 문제의 해결을 도모하는 습관도 탈피해야 한다. 개별 주체의 범위를 넘어 대학과 학교, 기업, 커뮤니티, 미디어, 시민단체 등이 미래 가치 창조를 지향한 협력에 발 벗고 나서야 한다.

정부의 제도와 정책 운용은 정치적 운신의 제약으로 실기할 수 있다는 사실에 유념해 각 섹터가 스스로 미래 청사진을 만드는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이를 통해 종전에 없는 시장을 만들고 스타트업과 사회적 기업, 비영리단체(NPO) 조직이 성장하는 기회가 창출될 수 있다.
민간 역량 강화를 위해서는 중ㆍ고교, 대학, 직업훈련, 기업훈련 등 인재 양성 체인 전반에 걸친 대개혁이 필수다. 민-관, 대학-기업-커뮤니티, 기업-기업, 국내-해외 등 다양한 협력 방식이 포함돼야 한다. 4차 혁명에 필수적인 인공지능(AI)과 데이터 분석 인력을 대대적으로 양성하고 컴퓨터 사이언스를 바탕으로 다양한 계층의 스킬 업이 가능하도록 직업훈련제도를 전면 개편해야 한다.

한국 경제의 활력 회복은 생산성 있는 풀뿌리 경제활동이 다방면에 확산되고 협력적인 연계활동이 개화되느냐에 달려 있다. 정부가 고용, 복지, 규제, 지역, 산업 등 기존 분야의 전략뿐만 아니라 민간 역량 강화와 '협력적 활동'이라는 경제의 질적 기반에 관한 비전도 명확하게 보여주길 기대한다.

김경수 전북대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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