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합리적 시스템 안에서 살면서 계산적 생각에 길들여지고 그것에 사로잡혀 있다. 매사에 합리적 이유와 원인 그리고 근거를 따진다. 이런 태도는 무한경쟁의 원리가 작동하는 우리의 숨 가쁜 일상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하지만, 좋은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그것만으로 충분치 않다. 때로는 이유를 따지는 그런 합리적ㆍ계산적 사유와 과감히 결별하고, 그냥 마음을 비우고 익숙한 장소와 일로부터 낯선 곳을 향해 떠날 단순한 용기와 결단이 필요하다.
"왜 무언가 없지 않고 있는가?"에 관해서 유한한 인간은 알 수 있는 것이 아무 것도 없다. 그것은 영원한 비밀로 남는다. 연인이 아름다운 이유는 없다. 연인이 아름다운 이유는 그가 아름답기 때문이다. 꽃은 왜 피는가? 이유가 없다. 그저 피기 때문에 핀다. 지금 휴식하고 여행을 떠날 확실한 이유가 있는가? 그런 이유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냥 쉬면서 떠나는 것 자체가 하나의 대안이다. 우리는 때로는 그 알량한 계산적 사유의 올무로부터 해방될 수 있어야 한다. 그냥 아무런 이유 없어도 무조건 내려놓고 떠날 수 있는 그런 용기가 필요하다.
모름지기 과도한 합리적 의심에서 벗어나야 마음이 비로소 쉼을 얻을 수 있다. 그 쉼과 떠남 속에서 일상의 세계에서 맛볼 수 없는 질적으로 다른 새로운 행복을 느낄 수 있다. 그런 낯선 시간과 새로운 삶의 물결 속에서 예기치 못한 기쁨과 잠자는 야성적인 생명력을 호흡할 수 있을 것이다. 이유를 따지지 말고 무조건 쉬고 떠날 때, 비로소 새로운 삶의 리듬을 경험하고 숨어있는 나의 잠재력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확실한 이유와 조건 없이도 감행하는 용기 있는 휴식과 여행은 화석화된 일상을 다시 살아있게 만드는 위대한 쉼표이며, 동시에 비루한 삶을 윤택하게 하는 가치 있는 모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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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다니는 거 의미 없어" 그만뒀더니…3배 더 ... 마스크영역<ⓒ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