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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지방선거 선거연대 3인3색 셈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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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훈 명지대 연구교수

이종훈 명지대 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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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바른미래당 공동대표가 마침내 운을 뗐다. "부분적인 야권연대 같은 경우 당내 반발이나 국민적인 오해를 극복하면 할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지난달 29일 대구시당 개편대회를 마친 뒤였다. 불과 한 달 전인 2월20일 의원총회 직후, 묵시적 선거연대론에 대해 이렇게 말했던 그다. "생각도 안 해봤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곧바로 화답했다. "언제든지 공조를 이야기할 수 있다." 다만 묵시적 선거연대론에 대해서는 정말 위험한 발언이라며 선을 그었다. 유 공동대표가 가능성을 내비친 바로 다음날인 지난달 30일 원내대책회의 직후였다. 홍준표 대표는 지난달 13일 페이스북에서 비겁한 선거연대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김 원내대표는 개인 생각을 밝힌 것일까?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할 때, 어느 정도 교감 하에 내놓은 발언이라고 보는 게 합리적이다.
최근 바른미래당 인재영입위원장으로 정치 일선에 복귀한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는 아직까지 말이 없다. 최측근으로 알려진 이태규 바른미래당 사무총장은 지난 2월20일 한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선거연대를 전면 부인했다. "그건 불가능한 시나리오라고 분명히 말씀드린다." 서울시장 출마 결심을 굳힌 지금도 같은 생각일지 의문이다. 서울시장 공식 출마 선언을 앞둔 시점에 선거연대론이 터진 점은 유감스러울 것이다. 그렇다고 끝까지 반대할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박주선 바른미래당 공동대표는 유 공동대표의 선거연대 발언이 나온 뒤,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지난달 31일에는 다소 결이 다른 언급을 내놓았다. "국민이 동의하면서 연대하라는데 안 할 당이 어디 있나? 또 당원이 연대하라는데 연대를 안 하겠다고 버틸 지도부가 어디 있겠나?" 아직까지는 고려하고 있지 않다면, 여론이 바뀌면 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이 또한 안 전 대표와 교감 없이 나온 발언이라고 보기 어렵다.

지난해 대선 당시 홍준표 대표가 2위로 24.0%를 득표했다. 안철수 전 대표가 3위로 21.4%, 유승민 공동대표가 4위로 6.8%를 득표했다. 세 사람의 득표율을 합치면 52.2%다. 문재인 대통령의 득표율 41.4%보다 많다. 정치공학으로 볼 때, 세 사람이 힘을 합치면 이길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문제는 세 사람 모두 차기 대선을 노리고 있다는 점이다. 선거연대가 성사된다면, 각자의 셈법은 무엇일까?
홍준표 대표는 선거연대 후 안철수 전 대표가 서울시장에 출마해 낙선하기를 바랄 것이다. 본인이 지키겠다고 선언한 6곳에서 제외된, 어차피 포기한 지역이다. 이후 바른미래당을 흡수 통합해 자유한국당을 원내 1당으로 만들려 할 것이다. 통합 보수 신당을 출범시키면, 그 성과를 바탕으로 다시 대표로 등극해 차기 대선 직전까지 자기 세력을 키울 기회도 생긴다.

유승민 공동대표로서도 내심 안 전 대표가 낙선하길 바랄 것이다. 그 다음에 선거연대의 불씨를 살려 지방선거 이후 한국당과 합당을 시도할 것이다. 안 전 대표 낙선까지 포함해 지방선거 결과가 패배로 귀결되면, 홍준표 대표 역시 책임론에 휩싸이며 사퇴할 가능성이 높다. 두 경쟁자가 사라지면, 유 공동대표는 합당을 주도하면서 보수신당의 당권까지 쥘 수 있다. 더 이상 바랄 게 없는 시나리오다.

안철수 전 대표는 선거연대로 반드시 서울시장에 당선되길 바랄 것이다. 이후 한국당을 분열시켜 바른미래당보다 확장된 중도보수 신당을 만들려 들 것이다. 만약에 홍준표 대표가 사퇴한다면, 아예 합당까지 시도할 것이다. 그래서 새로운 보수의 중심이 되고자 할 것이다. 두 단계를 거쳐 YS식 3당 합당을 완성하는 셈이다.

이미 선거연대 정국은 열렸다. 극심한 눈치작전과 주도권 쟁탈전 속에 과연 누가 뜻을 이룰까? 흥미가 더해지는 시점이다.


이종훈 명지대 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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