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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평창은 출발점이다

최종수정 2018.01.19 09:42 기사입력 2018.01.10 10:21

오영호 전 코트라 사장
오영호 전 코트라 사장

'세계인의 축제' 제23회 평창 동계올림픽 대회가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2011년 7월, 남아공 더반에서 열린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제123차 총회에서 자크 로게 IOC 위원장이 "PYEONGCHANG 2018"이라고 써진 종이를 들어보일 때가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개막이 눈앞이다. 평창 올림픽의 슬로건은 '하나된 열정(Passion. Connected.)'이다. 동계 스포츠에 대한 세계인의 공감을 하나로 연결한다는 것으로, 언제 어디서나 모든 세대가 참여해 동계 스포츠의 지속적인 확산에 새 장을 열어가자는 뜻을 담았다.

해가 바뀌면서 평창의 열기는 본격화되고 있다. 올림픽에 이어 열리는 패럴림픽 대회 입장권 판매율이 50%를 넘은 것은 그만큼 평창 올림픽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높아졌다는 증거다. 이희범 평창 동계올림픽 대회 및 동계 패럴림픽 대회 조직위원장은 최근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요즘 내 전화로도 입장권 문의가 빗발친다. 얼마 지나지 않아 올림픽 입장권을 없어서 못 팔 때가 올 것"이라고 자신했다.

평창 올림픽은 평화ㆍ문화ㆍ환경ㆍ경제ㆍ정보통신기술(ICT) 측면에서 동계 스포츠의 새로운 지평을 열겠다는 포부를 실천이라도 하듯 벽두부터 지구촌에 큰 선물을 했다. 북한의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지난 1일 조선중앙TV를 통해 방송된 신년사에서 "평창 동계올림픽의 성과적 개최를 기대한다"며 올림픽 참가 의사를 전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곧바로 미국에 한미 군사합동훈련 연기를 제안했고 미국이 이를 받아들이면서 북한의 올림픽 참가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 당장 2015년 12월 이후 중단됐던 고위급 남북 당국회담이 25개월 만인 엊그제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열려 북한의 평창 올림픽 참가와 남북관계 개선 문제를 논의했다. 한반도에서 먹구름을 쫓아내 줄 햇빛이 비추기 시작한 것이다.

평창 대회는 단순한 동계 스포츠 제전 수준을 넘어 세계 평화에 본격적으로 기여하는 글로벌 페스티벌이 될 공산이 크다. 일단 95개국에서 6500명의 선수가 모인다. 외국 방문객도 10만명 가까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손님을 환대하는 한국인 특유의 정은 물론 평화와 화합을 향한 대한민국의 염원을 세계 구석구석에 퍼트릴 좋은 기회다. 특히 사드(THAAD) 배치의 여파가 완전히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 입장을 널리 알릴 수 있는 호기다.

우리 국민들은 국가 간 대항전에서 일방적 응원이나 부정적인 태도를 자제하고 페어플레이를 하는 선수는 국적을 떠나 큰 박수를 보냄으로써 성숙된 시민의식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응원단 규모가 작을 것으로 예상되는 동구 및 북구권, 동남아, 아프리카, 중동 선수단에 대해서는 응원단이라도 만들어 '친구 나라'의 이미지를 심는 것도 한 방법이다.
평창 대회를 시작으로 2년 뒤에는 도쿄에서 하계올림픽이 열리고 그 2년 뒤에는 다시 베이징에서 동계올림픽이 열린다는 사실에 특히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전쟁과 점령으로 점철된 암울한 역사를 가진 동북아의 세 나라에서 2년 간격으로 세계인의 축제가 열리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중국과 일본 정상의 평창올림픽 참가를 거듭 권해야 한다. 자신도 두 나라에서 개최되는 올림픽에 참가할 것임을 천명해 올림픽이 지향하는 평화와 호혜의 정신을 주도할 필요가 있다. 중ㆍ일 정상 역시 동북아의 평화와 발전, 나아가 세계 평화를 위해 평창 참가를 흔쾌하게 선언해야 한다. 세 나라가 합심해 세상의 변화에 맞서도 시원찮을 판에 언제까지 갈등과 반목으로 아까운 시간을 흘려보낼 것인가? 평창을 세계 평화의 출발점으로 만드는 일이 세 나라 정상의 발걸음에 달렸다.

오영호 전 코트라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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