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를 맡은 사람들이 이런 저런 궁리와 조치를 취하는 것을 지켜보면서 사람마다 다양한 의견을 가질 수 있다. 경제는 촘촘히 연결된 망과 같은 것이기도 하고 유기체처럼 살아 숨 쉬는 것이기도 하다. 근래에 경제를 살리기 위한 여러 조치들을 보면서 드는 생각이 있다. 모든 정책은 경제를 관통한 원리나 원칙을 준수할 수 있을 때 기대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점이다. 마법이나 기적은 경제에 통하지 않는다. 단기적인 부양책 성격의 정책을 사용하면 잠시 진통제를 맞는 기분이 들 수 있지만 얼마가지 않아서 투입된 자원들은 모두 낭비되고 후유증은 두고두고 부담을 안기게 된다.
세금에 의존하는 단체나 기관 그리고 사람을 잔뜩 늘려 놓으면 어떤 일이 일어나게 될까. 재정이 지원을 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일 수 있음을 잊지 않아야 한다. 한 사회가 부를 창출하는 능력이 떨어지게 되면 결국 외부에 손을 벌릴 수밖에 없고 이런 과정에서 재정 지출에 대한 엄격한 조정을 요구받게 된다. 오늘날 남부 유럽 국가들이 겪고 있는 것을 두고 그냥 그 사람들의 일이라고 생각해선 곤란하다. 이런 일은 방만한 재정 지출을 허용하는 나라라면 얼마가지 않아서 겪을 가능성이 있는 일이다.
투자가나 분석가로서 탁월한 혜안을 가진 사람이 해리 덴트다. 근작 '부의 대절벽'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방만한 재정지출로 경기부양책을 남발해 왔던 국가들이 향후 2~3년 사이에 어떤 상황에 놓일 것인가를 설득력 있게 제시하고 있다. "우리는 사상 유례없는 최대 규모의 부채버블을 만들었다. 성장을 재점화하는 유일한 방법은 경제에 쌓인 쓰레기를 깨끗이 치운 다음 다시 시작하는 것이다."
우리의 경우 지난해에 민간부채가 GDP의 193퍼센트까지 오른 상태였다. 우리는 가능한 경제의 원칙에 준한 정책을 사용해야 한다. 힘이 들더라도 청소하는 쪽을 선택해야지 청소해야 할 것들을 늘리는 쪽으로 가서는 안 된다. 게다가 사업 환경이 악화되는 쪽으로 달려가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밉건 곱건 간에 일자리는 사업하는 사람들이 만든다. 동시다발적으로 비용청구서를 들이밀면 누가 일자리를 만들겠는가.
공병호 공병호경영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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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 빼려고 맞았는데 아이가 생겼어요"…난리난 '... 마스크영역<ⓒ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