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매년 발표하는 유니콘 기업 현황을 보면 유니콘 기업은 최근 3년간 5배 수준으로 늘어났고, 데카콘의 반열에 오른 기업의 수도 2013년 3개에서 올해 13개로 증가하였다. 대표적인 데카콘인 우버는 창업 8년 만에 기업가치가 약 78조원에 이르고 약 1만 4000명을 고용하고 있다. 전 세계 유니콘 기업들의 기업가치는 모두 932조원에 달한다.
이와 같이 스타트업이 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상당하고, 전 세계적으로 스타트업의 규모가 커지면서 스타트업은 단순한 기업이 아니라 국가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기준이 됐다. 이에 따라 미국, 유럽, 중국 등 각국은 장기적인 경기침체에 따른 생존 전략으로 스타트업 생태계 형성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정보기술 전문 회사인 테크앤로에 따르면 최근 1년간 누적 투자액 상위 100개 업체에 한국 스타트업은 단 한 곳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흥미로운 부분은 상위 100곳에 포함된 스타트업 중 57개나 되는 사업모델이 한국에 도입되는 경우 국내규제와 충돌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규제는 스타트업이 소비자의 관점에서 서비스를 최적화하는 혁신의 길을 저해하고 기존의 규제 내에서 서비스를 만들게 하기 때문에 새로운 스타트업의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 특히 한국에서는 법으로 규정된 업종 중 사업모델이 속하는 업종을 선택하고 그에 따른 사업운영의 요건을 갖추었는지 확인하여 사업을 진행하기 때문에 여러 업종의 융ㆍ복합을 통한 새로운 산업의 육성이 특히 어렵다.
대한변호사협회는 시대의 흐름을 반영하지 못한 경직된 법제도적 규제로 인하여 어려움을 겪고 있는 스타트업 업계에 도움이 되고자 스타트업규제혁신특별위원회(이하 "특위")를 창설했다. 특위는 앞으로 스타트업 분야 관련 제도의 발전을 도모하고, 규제혁신과 투자제도, 지식재산보호와 효율적인 분쟁해결제도에 대한 연구를 통한 제도개선을 위해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법의 존재 가치는 사람과 사회가 더욱 발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에 있으므로 법은 사회의 발전에 따라 함께 발을 맞추어 변화해야 한다. 만약 법이 사회의 발전에 보조를 맞추지 못하여 성장과 발전을 저해하고 불편함을 초래한다면 이는 반드시 해결되어야 할 숙제다.
현재 스타트업에 관련된 법제도가 스타트업 산업의 발전을 저해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바, 대한변호사협회는 법률 전문가 집단으로서 현행 법제도를 연구하고 잘못된 장벽을 개선하여 스타트업이 날개를 달고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법제도의 올바른 개선을 통하여 한국에서 많은 유니콘, 데카콘이 만들어지길 기원한다.
김현 대한변호사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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